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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난사업부라고?"…삼성전자 부문별 처우 위화감 고조


최대 50% OPI 받는 DS부문 vs 한 자릿수 생활가전사업부…소외감 커지자 이탈 잦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성과급이 한 자릿수 밖에 안된다는 건 좀 충격이었어요. 이러니 삼성전자 생활가난사업부란 말까지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부서별 처우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S(반도체) 부문과 이 외 부문에 대한 처우 차이가 커지면서다. 그 결과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생활가전사업부는 기피부서가 됐고, 삼성전자는 지난달 자구책으로 일시금 2천만원 등 파격 조건을 내걸며 내부 충원에도 나섰지만 내부 분위기는 냉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가전사업부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지난해 4분의 1수준인 5~7% 수준에 그쳤다.  [사진=아이뉴스24 DB]
생활가전사업부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지난해 4분의 1수준인 5~7% 수준에 그쳤다. [사진=아이뉴스24 DB]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생활가전사업부 경력사원 공개 채용과 내부 충원 접수를 마무리했다. 영업마케팅, 개발, 품질 등 전 분야에서 최대 수십 명씩 뽑을 예정으로, 서류와 면접을 거쳐 합격하게 되면 특별 인센티브 일시금 2천만원이 주어진다.

또 향후 3년간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과 목표 달성 장려금(TAI·옛 PI) 등 인센티브 지급 시 현 소속 사업부서와 생활가전사업부 중 상위율을 적용한다. 3년 뒤 기존 사업부 복귀가 가능하다는 조건도 함께 내걸었다.

이 같은 파격 조건에 삼성 내부에선 모집 규모인 300명을 넘어선 이들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인력이 감소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내 충원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부서별 처우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 안팎에서 부서별 처우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내부 직원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반응도 있다. 익명의 한 직원은 "아직까지 주변에서 다른 사업부에서 생활가전사업부로 갔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파격 조건을 내걸었지만 대체로 '생활가전엔 안 간다'는 의견들이 주변에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의 내부 불만도 극에 달했다. 성과급에서도 이미 다른 사업부에 비해 낮게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내건 조건이 역차별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생활가전사업부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지난해 4분의 1수준인 5~7% 수준에 그쳤다. 반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의 OPI 지급률은 47∼50%, 스마트폰 사업부인 MX 사업부는 29∼33%, TV 사업을 담당하는 VD 사업부는 18∼22% 수준이다.

생활가전사업부 내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지난해 유난히 이탈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이탈은 인플레이션, 전쟁, 도시봉쇄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향후 생활가전사업부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인력 충원 난항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며 "다른 사업부와 비교해 실적이 낮아 성과급은 적지만 일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성과주의'에만 치우쳐 실적 우수 사업부만 선호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1월 DS 부문이 대졸 초임을 150만원 인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DS 부문의 대졸 초봉은 5천300만원, 다른 곳은 5천150만원이다. 과거에도 사업 부문별로 보너스나 일부 복지에 차등을 뒀지만, 초임이 달라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부 2~3년차 선배보다 DS 부문 신입사원 연봉이 더 높아졌다"며 "사내 사업부 간 공개채용, 대졸 초임 차등화 등의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이제 더 이상 하나의 회사란 심리적 동질감이 없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포그래픽=인크루트]
[인포그래픽=인크루트]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부서별 처우 차이로 인해 내부 갈등이 종종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크루트가 직장인 9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77.3%)이 사내에서 임금·복지 등 부서별 처우 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임금 외에 상여금, 성과급, 일부 복지 등이 부서별로 차등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62.9%가 '그렇다'고 말했다.

처우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이들의 소속 부서를 확인한 결과, 비교적 높은 수준의 처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IT·연구·개발 또는 영업을 포함한 매출 부서(20.9%)보다 비 IT·연구·개발 및 비매출 부서(47.1%)의 불만족도가 두 배 이상 더 높았다.

불만족스러운 처우로 사내에서 소외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지에 묻자 '매우 느낀다(33.5%)', '약간 느낀다(47.8%)' 등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81.3%)이 소외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부서별 처우 차별은 대졸 초봉에서도 나타났다. 부서별 처우 차별이 있다는 응답자의 과반(54.3%)은 대졸 초봉도 부서마다 차이가 있다고 했다.

대졸 초봉은 IT·연구·개발이 4천218만원, 매출(영업) 부서는 3천828만원, 이들을 제외한 부서(비개발·비매출)는 3천436만원으로, 초봉이 가장 높은 부서와 낮은 부서의 임금 격차는 782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부서 처우 차별이 심하면 직원의 소속감 결여와 소외감으로 이어지고 자칫 이직 또는 퇴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업무의 성격과 강도에 따라 보상 수준이 다른 것은 당연한 사실이나 그 차이가 심하면 비교적 낮은 처우를 받는 부서의 구성원들은 소속감과 동기부여를 잃게 되고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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