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야당 대표로서 첫 검찰 조사를 끝냈다. 그는 이날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결백을 주장했으나 조사를 마친 뒤 "결국 법정에서 가려야 한다"며 검찰과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이날 이 대표 장남의 재수사와 김성태 쌍방울 전 부회장 체포 소식도 알려지면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반께 경기 성남시에 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찾았다. 그는 검찰 조사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성남시의 적법한 행정과 성남FC 임직원들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서로 엮어서 부정한 행위처럼 만들고 있다"며 "정적 수사이자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시절 시민구단 '성남FC' 구단주로서 두산건설·네이버 등에 후원금을 받고 토지 용도변경 등의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제3자뇌물공여죄)를 받고 있다. 이 대표 측은 두산건설 등에 받은 돈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비'였으며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50분께부터 성남지청에서 반나절 가량의 조사를 받았다. 일부 언론은 이날 이 대표가 조사에서 서면진술서만 제출한 뒤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표는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를 바탕으로 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밤 10시 40분께 검찰청 밖으로 나왔다. 그는 "어차피 답은 정해졌고 (검찰의) 기소는 명백하다는 점이 느껴졌다"며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의 법정 공방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 대표의 추가 소환조사 없이 조만간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의 이날 검찰 출두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를 포함해 30여 명이 넘는 의원들이 동행했다. 박 원내대표와 지도부는 이 대표가 조사를 끝낸 뒤에도 성남지청 문 앞에서 그를 맞이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보복 수사를 했다고 규정한다"며 이 대표와의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조응천 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일부 야당 인사들은 민주당이 이 대표 출석에 함께하는 모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의 조사 도중 이 대표 관련자들의 수사·체포 소식이 알려지며 '악재가 겹쳤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의 장남 동호씨의 성매매·불법도박 의혹과 관련해 이날 검찰로부터 재수사 요청을 받았다. 이씨의 의혹은 지난 대선 시기 언론 보도와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고발로 시작됐으며 경찰은 지난해 10월 한 차례 불송치를 결정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검찰 측에서 혐의와 관련해 추가로 확인해보라는 요청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법 대북송금 등 '쌍방울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도 이날 태국에서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남북 경협사업에 참여한 대가로 북측에 거액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을 당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받고 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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