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이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BOE가 빠른 속도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최대 공급업체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BOE의 올해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이르면 2024년까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최대 공급 업체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현재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높다. 지난해 말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의 경우 82%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는 한 때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독점 공급했으나,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BOE의 진입으로 점차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15'용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전작 대비 28%p 급감해 54%에 머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아이폰15'용 패널 비중은 전작 12%보다 2배 이상 높아진 2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저온폴리실리콘(LTPS) TFT 패널과 LTPO 제품을 모두 납품할 예정으로, 물량은 2천828만 개 가량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5'용 패널 출하량 전망치는 1억100만 개다.
BOE 역시 '아이폰15'용 패널 점유율이 전작 6%에서 18%로 3배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지난 2020년에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일반 모델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일각에선 BOE가 올해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5' 시리즈를 기점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애플이 비용 관리를 위해 더 저렴한 디스플레이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밍치궈는 "'아이폰15' 시리즈 기본 및 플러스 모델용 패널의 70%를 BOE가 공급할 것"이라며 "나머지 30%는 애플이 삼성에 맡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BOE가 내년 아이폰용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패널 주문의 20~30%를 차지할 수도 있다"며 "'아이폰16' 시리즈에서는 BOE가 애플의 최대 OLED 패널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태블릿 PC 등 IT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경쟁 관계인 탓에 애플이 의도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에 많은 물량을 배정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들도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 BOE가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면 양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궈밍치의 전망을 두고 신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BOE가 '아이폰' 시리즈에서 아직까지 프리미엄 라인업 비중이 크지 않아 국내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는 여전하다"며 "BOE가 '아이폰' 하위 라인업의 디스플레이 물량을 많이 가져갔을 때를 가정한 궈밍치의 주장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궈밍치의 예측대로 향후 몇 년안에 BOE가 애플의 주요 공급 업체가 된다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향후 스마트폰용 소형 OLED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우려된다. 또 BOE가 아이폰용 중소형 OLED뿐만 아니라 애플용 중대형 OLED, 애플용 중대형 미니LED, 안드로이드폰용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국내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국의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은 2018년 5% 남짓에서 지난해 1분기 12.6%로 늘었다. 옴디아는 올해 중국의 점유율이 27%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비리서치 역시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이 60%대로 하락할 것"이라며 "BOE 등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간 싸움을 붙여 애플이 가격 협상력을 쥐려고 한다"며 "BOE가 기술 수준을 끌어올릴 때까지 기회를 줬던 애플이 BOE와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가져가려는 분위기인 만큼, 국내 업체들이 중국과의 기술 수준을 더 벌릴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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