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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전자 결산] 코로나19 특수 끝…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악전고투'


공급 과잉으로 인력 감축·생산 축소 돌입…국내 업체 성적표도 '암울'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전자제품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도 불황에 빠졌다.

지난 2년여간 코로나19로 PC, TV 판매가 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고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되며 부품 업계는 재고가 쌓일 정도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집계한 글로벌 반도체 판매 실적에 따르면 지난 10월 글로벌 반도체 판매는 469억 달러(약 59조8천억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한 달 전인 9월에 비해서도 0.3% 줄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도 한파를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3분기 반도체 D램 매출이 175억4천800만 달러(약 22조4천억원)로 전 분기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교육이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면서 PC나 TV 수요가 줄었다"며 "이들 기기에 탑재되는 부품 수요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기간 늘렸던 생산량이나 투자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하반기부터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인 5조원대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영업손실이 1조원에 달한다는 전망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연말 성과급을 상반기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각종 비용 절감에 나섰다. SK하이닉스 내년도 투자 규모를 50% 줄이고 감산도 검토 중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임원 예산을 기존 대비 50%, 팀장은 30% 각각 줄이기로 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지난 9~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41억 달러(약 5조2천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2억900만 달러(약 2천600억원)에 달했다.

인텔도 지난 10월 정리해고를 포함해 향후 3년간 100억 달러(약 12조8천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퀄컴 역시 고용 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디스플레이 시장도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투자 취소와 지연으로 2021~2026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캐파)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 기간 액정표시장치(LCD) 캐파의 연평균 성장률은 2.5%에서 1.8%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11.2%에서 9.5%로 낮춰졌다. LCD 업황 여파가 컸던 LG디스플레의 경우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2천93억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31일부로 파주에 있는 TV용 LCD 패널 생산을 종료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들의 희망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와 LG화학 등 다른 계열사에 전환 배치를 신청할 수 있다고 공지한 데 이어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3~7개월씩 자율 휴직을 하게 하는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막론 경기 침체가 심해 내년 업황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인력과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며 버텨야겠지만 소비 시장도 위축되고 있어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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