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열풍과 함께 재계 오너일가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오너일가가 입은 원피스, 패딩, 조끼 등이 순식간에 '완판' 행진을 이어갈 뿐아니라 이를 오히려 사업적으로 활용하는 오너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입은 회색 '빈폴 패딩 조끼'가 하루 만에 완판됐다. 이 제품은 삼성물산 패션 브랜드 빈폴의 '남성 애쉬 코듀로이다운 베스트'로, 이 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삼성그룹 계열 패션 브랜드 제품을 입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의 원가는 43만9천원이다. 삼성패션 온라인몰 SSF샵에서 10% 할인된 39만5천100원에 판매됐으나, 이 회장이 착용한 후 하루 만에 품절됐다.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법원 청사에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과 관련한 재판이 열렸던 날 이 회장이 착용한 운동화도 품절 대란을 빚었다. 이 신발은 미국 캐주얼 브랜드 스케쳐스의 '고 워크 아치 핏' 모델로, 가격은 10만9천원이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 일부 사이즈는 품절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에도 '완판남'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마르쿠스 발렌베리 회장과 부산행 SRT에 탑승할 때 입었던 130만원짜리 '아크테릭스'의 빨간 패딩은 국내 쇼핑몰에서 빠르게 물량이 소진됐다. 당시 이 브랜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이 회장이 착용한 모습이 공개된 후 불티나게 판매됐다.
이 회장의 '립밤'도 한 때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참석했을 당시 사용했던 2천300원짜리 소프트립스 립밤은 '이재용 립밤'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이 회장의 딸인 원주 씨도 '완판녀'로 유명하다. 지난 6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원주 씨가 선택한 옷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의 2022 봄·여름 컬렉션 '인서트 실크 미니 원피스'로, 가격이 249만원임에도 원주 씨의 착용 모습이 공개된 후 바로 품절됐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이 지난 6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신었던 '랑방' 구두도 주목 받았다. 랑방은 지난 1889년에 설립된 명품 패션 브랜드로, 현재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업체 한섬을 통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다만 조 사장이 신었던 구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물품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구찌' 모피 코트를 착용한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신 회장이 독특한 문양의 '구찌' 모피 코트와 함께 사회적 기업 브랜드 'LAR(엘에이알)'의 운동화를 함께 착용한 모습을 공개했다. 이후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LAR 스니커즈는 하루 만에 1천 켤레 이상 팔리는 인기 제품이 됐다.
'인플루언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영향력을 앞세워 이를 사업화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부캐(부수 캐릭터)'로 불리는 닮은꼴 캐릭터 '제이릴라'를 앞세워 지난 10월 골프웨어를 내놓은 것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골프웨어 출시에 대해 "제이릴라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적 접근을 이어가며 캐릭터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 중의 하나"라며 "앞으로도 분야를 뛰어넘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제이릴라 캐릭터를 육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재계 인사들이 많아지며 '재벌 패션'에 대한 관심도 더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은 이전 세대와 달리 초고가의 수트만 고집하지 않고, 패딩, 조끼, 운동화 등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를 애용하는 경우도 많아 더 높은 인기를 얻는 듯 하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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