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야가 13일 예산안 협상에 이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여당의 국정조사 특위 참여를 요구하며 불참시 야당 단독 개최도 불사할 것을 예고했다. 그러나 여당은 "예산 처리 후 상황을 봐서 판단하겠다"며 거부하는 상황이다.
야3당(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 위원들의 특위 복귀와 정부의 자료 제출 협조를 촉구했다. 앞서 이만희 간사 등 국민의힘 특위 위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빌미로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야당 위원들은 여당이 국정조사 불참을 넘어 방해까지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위원들은 유가족이나 생존자가 청문회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2016년 가습기 국정조사 때에도 피해자 가족 3명이 청문회 참고인으로 채택된 사례가 있다. 정부·여당은 무엇이 두려운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 조사도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를 향해서는 "대통령실을 비롯해 국가안보실, 행안부, 법무부, 경찰청 등 사실상 모든 부처에서 특수본 수사를 핑계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자료제출 거부는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불법이다. 성실히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오늘 중으로 국정조사 복귀 의사표시를 하지 않을 시 내일부터 국정조사 절차를 강행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여당이) 복귀에 대한 뜻이 있다면 하루 이틀이야 조정할 수 있지만, 조사 기간이 내년 1월 7일까지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측에 조속한 협조를 당부했다. 김 의원은 "예산 통과 후에도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땐 정말 우리끼리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국조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처음 합의할 때 예산 통과 이후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예산 통과 후 민주당 측에서 제시하는 국정조사 내용을 보고 (복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힌 여당 위원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조사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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