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수도권 일대에 무려 1천139채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던 속칭 '빌라왕' 김모 씨가 지난 10월 사망한 가운데 김씨 집에 전세를 들었던 수많은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13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김씨가 사망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많은 세입자에 대한 보증금 대위 변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위 변제란 세입자가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HUG 등 보증 기관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대신 청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사망함에 따라 대위 변제 절차 중 하나인 '계약 해지 통보'가 불가해 아직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만 200여 명에 이른다.
또한 대위 변제를 위해선 김씨 4촌 이내 친족이 해당 부동산들을 상속받아야 하지만 김씨가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원을 체납하면서 주택이 압류돼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집값이 하락하고 있어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조차 돌려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씨 부모들도 상속 의사를 명확히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세입자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중이다. 김씨에게 2억3천700만원의 전세 보증금을 내고 세입자 A씨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유자가 사망한 김씨로 나온다. 빨리 임대인이 변경돼야 소송이나 경매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지금 (김씨) 피해자 모임에 450명 정도 있다"며 "스트레스로 유산한 분들도 계시고 원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긴 분도 계신다"고 덧붙였다.
세입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분들은 상속 절차가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은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계속 지내실 수 있다"며 "전세 대출금 또한 HUG, 주택금융공사 등이 운영하는 '전세대출 보증'의 연장이 가능하므로 당분간 걱정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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