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 TSMC에 이어 인텔도 3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내년 하반기께 3나노 생산에 돌입해 최첨단 미세공정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텔의 기술개발 책임자인 앤 켈러허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현재 7나노 공정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고 있다"며 "4나노 반도체 생산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고, 3나노 반도체도 내년 하반기에는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기별 목표(마일스톤)를 달성하거나 그 이상으로 앞서가고 있다"며 "완전히 궤도에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전례가 없는 속도로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목표 달성에 큰 지연이 없도록 비상계획도 수립하는 등 과거보다 훨씬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수십 년간 개인용 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으로 업계 선두를 지켜왔으나 모바일 중심으로 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뒤처졌단 평가를 받았다. 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창출하는 개인용 컴퓨터(PC)에 대한 수요 감소와 경기 불황 등으로 경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올해 매출 전망치를 지난해 보다 20% 감소한 630억~640억 달러(약 89조5천억~91조원)로 제시하면서 지난 10월 감원을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3월 재진출 한 파운드리 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해 4월에는 200억 달러(약 26조3천억원)를 투자해 미 애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고, 올해 1월에도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 2개를 짓기로 했다. 또 지난 3월에는 향후 10년간 유럽에 반도체 생산과 연구·개발(R&D)을 위해 800억 유로(약 110조5천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켈러허 부사장은 "반도체 생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예산은 줄어들지 않았다"며 "인텔이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하려 하지 않고 대신 더 많은 장비 공급업체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으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인텔이 모든 것을 주도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텔이 3나노 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3나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따라오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들어갔으며 업계 최초 게이트올어라운드(Gate All Around·GAA) 기술을 적용하며 선단공정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
반면 TSMC는 3나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9월부터 3나노 공정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일정이 지연됐다. 또 경기 침체로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이 3나노 반도체 주문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3나노 고객사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TSMC에 물량을 맡겼던 퀄컴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3세대(Gen3)'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 3나노 공정에 맡길 것이란 관측이 나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3나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인텔의 최첨단 공정 기술에 대해선 냉정하게 봐야 할 부분이 있다"며 "자사 CPU도 예정대로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3나노 공정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다소 의문"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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