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1차)끝없이 계속된 치킨게임. (2차)역대 가장 복잡한 밴드플랜.
2차례 주파수 경매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때마다 터지는 특혜시비와 형평성 문제, 첨예한 이해관계로 인해 항상 논란의 중심에 놓였던 주파수 경매는 다른 한편으로는 흥행에 성공한 정책으로도 기록됐다. 국가의 자산인 주파수를 통해 세부를 확대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6년 초 3번째 주파수 경매이자, 4세대(4G) 마지막 주파수 경매를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됐다. 물론 3차 경매 역시도 많은 논란을 야기시켰다. 이번에는 재할당 이슈가 포함돼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6년 3월 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2016년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3차 주파수 경매의 세부 내용을 공유했다.
주파수 경매 매물은 총 140MHz 대역폭이 지정됐다. ‘A블록' 700A 주파수 40MHz 대역폭, ‘B블록’ 1.8GHz 주파수 20MHz 대역폭, ‘C블록’ 2.1GHz 주파수 20MHz 대역폭, ‘D블록’ 2.6GHz 주파수 40MHz 대역폭, ‘E블록’ 2.6GHz 주파수 20MHz 대역폭이 지정됐다. 최저경쟁가격은 각각 7천620억원, 4천513억원, 3816억원, 6천553억원, 3천277억원이다.
할당대역폭은 할당대상 주파수 중 할당 신청법인당 최대 60MHz폭을 가져갈 수 있게 제한했다. 광대역 블록인 A와 C, D 블록은 할당 신청법인당 최대 1개만 입찰이 가능했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2026년 12월 31일까지로 정했으나, C블록은 타 주파수 할당상황을 고려해 2021년 12월 5일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주파수 경매 방법은 2차 경매 때 쓰였던 혼합방식을 그대로 채택했다. 동시오름입찰로 끝나지 않을 시 밀봉입찰로 마무리한다.
◆ 경매를 둘러싼 3가지 갈등
뜨거운 감자는 2.1GHz 주파수 대역이 포함된 ‘C블록’이다. 이 대역은 SK텔레콤과 KT가 각각 60MHz, 40MHz로 총 100MHz폭을 사용 중이나 2016년 주파수 이용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회수 또는 재배치, 아니면 재할당이 이뤄져야 한다.
이 100MHz 대역폭 중 20MHz폭이 경매 매물인 ‘C블록’으로 설정됐다. 나머지 80MHz 대역폭은 이미 이동통신 서비스로 활용되기 때문에 운영의 연속성을 위해서도 재할당이 유력시됐다. SK텔레콤과 KT가 각각 40MHz 대역폭씩 가져가게 된다.
문제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 경매 매물과 재할당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것. 즉, 만약 재할당 산정대가가 적은 수준인데 비해 경매 매물은 끝없이 올라간다거나, 재할당가가 높은데 매물이 낮은 수준으로 낙찰했을 때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물론, 경매는 기본적으로 경쟁에 의한 가격 낙찰이 원칙이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경매 낙찰가와 재할당 가격을 연계하는 방안을 내놨다. 경매 매물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SK텔레콤과 KT가 가져갈 재할당 산정대가도 비례해 오르는 방식이다.
SK텔레콤과 KT는 즉각 반박했다. 논리는 간단했다. 재할당과 경매가 연계된다면 경매참여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즉, 2.1GHz 경매 가격이 오를수록 재할당을 받는 입장에서는 불리하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하는게 이유였다. KT 역시 비슷한 이유로 반대했다. 경매와 재할당의 가격 산정은 달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임형도 SKT 상무는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가입자와 가장 많은 트래픽을 수용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주파수를 내놓고 재확보해야하는 상황”이라며, “2.1GHz 주파수 대역 경매가가 재할당 대가와 연결되면 SK텔레콤은 경매참여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영석 KT 상무는 “경매대가와 재할당대가를 연계해야겠으나 광대역과 협대역하는 사업자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KT는 재할당하는 대역에서 3G도 운영해야 하기에 미확보시 광대역 LTE를 할 수 없다. 마치 짝없는 젓가락이다”고 항변했다.
경매와 재할당이 연계되면 그에 따른 반사이익은 LG유플러스가 가져가게 된다. 제할당으로 인해 경매입찰이 위축되는 경쟁사와는 달리 LG유플러스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오히려 눈치보는 경쟁사로 인해 손쉽게 2.1GHz 대역을 가져갈 수 있었다.
역시나 LG유플러스는 원칙 훼손을 이유로 경쟁사를 견제했다. 선택지가 많다는 이유로 공정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각 사업자별로 원칙을 훼손한다고 하면, 바람직스럽지 않은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선택지가 많다는 이유로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시선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갈등은 2.6GHz 대역 시프트 문제로 발생했다. 정부는 주파수 파편화를 우려해 D블록과 E블록을 동시 확보한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기존 사업자의 주파수 대역 이전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자는 LG유플러스였고, 예상대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다만, 이통3사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낸 사안도 있었다. 최저경쟁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지난 경매 대비 1MHz대역폭당 1.6배 오른 가격이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신규 기지국 구축의무 부과와 구축비율 상향 조정에 대해서도 투자 유입률을 감소시킨다 비판했다.
◆ 이틀만에 마무리…과열은 없었다
수많은 갈등을 발생시키기는 했으나 미래부는 원안대로 경매를 진행했다. 미래부는 2016년 3월 18일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관보를 통해 공고했다. 눈치싸움이 계속되기는 했으나 이통3사는 마감일인 4월 18일까지 모든 채비를 마쳤다.
2016년 4월 29일 이통3사는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 속속 모였다. 현장에는 각사의 부름을 받은 임형도 SK텔레콤 CR부문 정책협력실장, 최영석 KT 정책협력담당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상무가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TTA 내부에는 3개의 입찰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검색대와 비슷한 검문소를 통과하면 그날의 경매가 끝날때까지 볼 수 업삳. 별도 소지품을 가져갈 수 없지만 보안심사를 통과한 휴대폰 2대, 팩스 1대, 노트북 1대를 챙겨갈 수 있었다.
경매방식은 2차와 마찬가지로 1단계 동시오름입찰 50라운드를 통해 낙찰자를 결정하고, 1단계에서 경매가 종료되지 않는다면 2단계 밀봉입찰을 통해 낙찰자를 결정하는 혼합방식이다.
제한 조건으로 광대역 구간인 A, B, C블록은 이통사가 각각 1개만 낙찰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최대 확보폭은 60MHz로 정했다.
망 구축의무로 이통사가 전국망을 기준으로 13만국을 구축해 운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최소한 광대역은 6만8천900국, 협대역 4만2천400국 이상을 구축하도록 했다.
낙찰가에 따른 재할당가격 연계, 많은 경우의 수를 가진 경매 매물, 총량제한 등으로 인해 경매는 과열없이 끝났다. 2일차인 5월 2일 8라운드에서 낙찰자가 결정됐다.
SK텔레콤은 경쟁으로 인해 9천500억원까지 오른 D블록과 최저경매가격에 E블록을 확보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B블록과 C블록은 최저경쟁가격에 낙찰받았다. 황금주파수로 불렸던 700MHz 주파수 대역인 A블록은 유찰됐다.
미래부는 이번 경매에 대해 과거 두 차례의 경매에서 제기되었던 과열경쟁이나 경쟁사 네거티브 견제 없이 원만하게 진행됐으며, 각 사에 필요한 주파수가 시장원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공급됨으로써 각 사가 급증하는 모바일 트래픽을 수용하는데 필요한 네트워크 투자 및 서비스 고도화 경쟁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통3사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주파수 확보가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다. SK텔레콤은 “1MHz당 가장 적은 낙찰가격으로 주파수를 확보해 투자 효율성을 확보했다”며, “2.6GHz 대역은 글로벌 생태계가 넓은 핵심 주파수로, 이미 단말이 많이 보급되어 있어 기존 고객까지 추가 광대역 혜택이 가능하며, 용량 부담도 조기에 해소가 가능하여 향후 더욱 빠른 속도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경매에서 주력 광대역망인 1.8㎓ 인접대역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즉시 제공 가능하다”며, “1.8㎓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LTE 주파수로 기존 1.8㎓ 인프라에 초광대역 LTE를 바로 적용가능하고 안정적인 품질제공으로 고객 체감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경매를 통해 2.1㎓ 광대역 주파수를 최저가에 확보하게 되어 최고의 속도와 서비스로 일등 LTE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이번에 할당받은 2.1㎓ 주파수는 기존에 보유한 동일 대역 주파수 20㎒폭과 묶어 올해 말부터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2.6㎓ 광대역과 함께 최대 375Mbps속도의 듀얼 광대역(2.1㎓+2.6㎓) 3밴드 CA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다시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목차
1편. 삐삐·카폰 이동통신을 깨우다
① '삐삐' 무선호출기(上)…청약 가입했던 시절② '삐삐' 무선호출기(中)…‘삐삐인생' 그래도 좋다③ '삐삐' 무선호출기(下)…’012 vs 015’ 경합과 몰락 ④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上)…"나, 이런 사람이야!"⑤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下)…’쌍안테나' 역사 속으로2편. 1세대 통신(1G)
⑥ 삼통사 비긴즈⑦ 삼통사 경쟁의 서막⑧ 이동전화 첫 상용화, ‘호돌이’의 추억➈ 이동통신 100만 가입자 시대 열렸다⑩ 100년 통신독점 깨지다…'한국통신 vs 데이콤’3편. 제2이동통신사 大戰
⑪ 제2이통사 大戰 발발…시련의 연속 체신부⑫ 제2이통사 경쟁율 6:1…겨울부터 뜨거웠다⑭ ‘선경·포철·코오롱’ 각축전…제2이통사 확정⑮ 제2이통사 7일만에 ‘불발’…정치, 경제를 압도했다⑯ 2차 제2이통사 선정 발표…판 흔든 정부·춤추는 기업⑰ 최종현 선경회장 뚝심 통했다…’제1이통사’ 민간 탄생⑱ 신세기통신 출범…1·2 이통사 민간 ‘경합’4편.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⑲ ‘라붐’ 속 한 장면…2G CDMA 첫 항해 시작⑳ 2G CDMA "가보자 vs 안된다"…해결사 등판㉑ CDMA 예비시험 통과했지만…상용시험 무거운 ‘첫걸음’㉒ 한국통신·데이콤 ‘TDMA’ vs 한국이통·신세기 ‘CDMA’㉓ 한국이동통신 도박 통했다…PCS 표준 CDMA 확정㉔ ‘디지털·스피드 011’ 탄생…세계 최초 CDMA 쾌거㉕ ‘파워 디지털 017’ 탄생…신세기통신 CDMA 상용화5편. 이동통신 춘추전국시대 개막
㉖ 제3 이동통신사 찾아라…新 PCS 선정 개막㉗ ‘LG텔레콤 vs 에버넷’…‘한솔PCS vs 글로텔 vs 그린텔’㉘ PCS 사업자 확정…‘한국통신·LG·한솔’㉙ ‘016’ 한국통신프리텔·‘018’ 한솔PCS·‘019’ LG텔레콤㉚ ‘PCS 경합’…64세 어르신도 번지점프 했다㉛ 이동통신 5사 ‘각자도생’…춘추전국시대 개막6편. 이동통신 혼돈의 세기말
㉜ 3G IMT-2000 향한 첫 항해 시작㉝ 이동통신 1천만 돌파했으나 ‘풍요속 빈곤’…新 브랜드 ‘SKY’ 탄생㉞ 스무살의 011 TTL·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묻지마 다쳐㉟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사상 첫 점유율 낮추기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7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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