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네오위즈가 10년 만에 화려하게 지스타에 복귀했다. 독일 게임스컴 3관왕을 휩쓴 AAA급 소울라이크 콘솔작 'P의 거짓'을 안고서다. 예상 대기 시간만 3시간 이상이 걸려 현장 인력이 진입을 통제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이날 확인한 P의 거짓은 앞서 라운드8 개발진이 예고한 대로 '기괴하지만 아름다운' 연출, 그리고 이를 통해 극대화된 전투 감각이 돋보이는 게임이었다.
가시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멀찍이 패드를 들고 커다란 모니터를 통해 감상한 P의 거짓은 마치 미술작품을 보는 듯했다. 소울라이크류답게 길을 찾는 데도 한참이 걸렸지만 그래픽이 아름다워서 지루함이 없었다.
P의 거짓은 19세기 낙관적이고 화려한 벨 에포크를 반대로 어둡고 광기 어린 시대로 표현한 가운데 인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기계인형들을 배치해 내내 차가운 감성을 유지했다. 배경음 역시 거의 없어 음산한 느낌이었다.
액션도 눈에 띄었다. 30분 정도의 시연에서는 주인공 피노키오의 전투 방식으로 보조 툴을 이용해서 상대를 끌어오는 스킬, 스테미나를 떨어뜨려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든 뒤(그로기 상태) 무찌르기 스킬, 암살(뒷공격)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P의 거짓의 전투액션은 쌍방의 화려한 액션이 아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효과를 최대한 소거해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기계인형인 적들의 삐걱거리는 투박한 모션이 오히려 전투에서 무기와 스킬 효과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크게 부각시켜 몰입감과 긴장감을 줬다는 생각이다.
기계인형이기 때문에 '피' 대신 '불꽃'이 튀며, 비명이나 불필요한 소리도 거의 나지 않는다. 스파크 소리, 차가운 쇳소리만 '댕강댕강' 나거나 개 짖는 소리, 주인공이 발걸음을 옮기는 구두 소리 정도가 간간이 날 뿐이다.
P의 거짓은 난이도 밸런스가 매우 중요한 장르인 만큼 피노키오를 가동하는 내부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각종 전투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
무기는 각각의 성능을 가진 날과 손잡이로 구분돼 있다. 이 부분을 따로 조합하면 무기는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형태의 무기가 된다. 또한 기계 팔을 강화해 무기 전투의 패턴을 확장하는 스킬 활용을 선보이며, '페이블 아츠'라는 특수 스킬 조합에 따라 전략을 달리할 수 있다.
이날 시연은 시간의 한계로 전투와 맵 감상에 그쳤지만 그에 만만치 않게 기대되는 건 개발진의 '낯섦'에 대한 철학이다. 스팀펑크나 디젤 펑크가 아닌 벨 에포크를 택한 이유도 이 둘에 비해 '너무' 유명하지 않되, 독창적인 시선을 통해 정반대로 표현할 수 있는 시대라고 봤기 때문이다.
제목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거짓말'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핵심 요소다. 개발진은 잘 알려진 고전동화 '피노키오'를 소재로 잡되 이를 잔혹동화로 그려내 거짓말이 인간성을 드러내는 '역설'을 표현했다. 거짓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모험, 경로, 결말이 갈라진다. 거짓말을 하냐 안 하느냐에 따라 적이 되거나 아군이 될 수도 있다.
시연 당시 죽을 때마다 나오던 'Your pulse perished(맥박이 멈췄다)'라는 멘트는 피노키오가 어떻게 인간으로 성장하게 할지, 혹은 우리의 기대를 깨뜨리는 '낯섦'의 쾌감을 선사할지 기대하게 한다.
/박예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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