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난다. 재계에선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와 관련해 수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차담회를 겸한 회동을 갖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인 전날 밤 전세기 편으로 한국을 찾았다.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방한 때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환담을 나눈 바 있다. 특히 이재용 회장과는 같은 해 9월 사우디에서 재회하기도 했다.
재계에선 국내 기업들의 '네옴시티' 수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선 네옴시티와 관련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돼서다.
네옴시티는 현재 총 사업비 5천억 달러(약 670조원)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로, 전체 부지만 서울 면적의 44배 수준인 2만6천500㎢에 달한다. 석유에 의존해온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이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있는 이재용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이날 재판 일정이 있지만, 이번 만남을 위해 전날 법원에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의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시티 조성에 필요한 기술을 두고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과 로봇,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UAM은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는 사업으로, 미래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사우디 측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야다.
최태원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3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중심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등도 이날 회동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회동을 가진 구광모 회장, 신동빈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네옴시티 관련 협력을 중심으로 차담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대규모 수주에 성공할 경우 '제2의 중동 붐'을 누릴 수 있는 만큼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