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영선 수습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현재 국회에 제출된 11건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해 경영계 의견을 전달했다.
경총은 '노동조합법 제2조, 제3조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 제2조에 따르면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노무제공자는 노조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이 경우 전문직(변호사·세무사 등)을 포함한 개인 자영업자의 이익단체도 노동조합 권한을 획득할 수 있다.
또,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에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이 있는 자는 누구라도 노동조합의 교섭 상대방인 사용자가 될 수 있다.
쟁의행위 대상도 '당사자 사이의 관계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는 모든 사안, 즉 법원에서 판단할 권리분쟁이나 경영권 고유 사항까지 확대될 수 있다.
개정안 제3조는 노동조합의 불법쟁의행위에도 사용자가 손해배상이나 가압류 청구를 할 수 없게 하거나 제한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경총은 개정안에 따라 근로자 개념 확대시 근로자 범위나 단체교섭 상대방인 사용자 범위가 모호해지는 등 노사관계 질서가 교란될 것이라 우려했다. 또, 자영업자 등도 노조법 보호 대상이 돼 담합행위를 허용하게 되는 등 경제질서 측면의 혼란도 예상했다.
경총은 구체적으로 ▲전문직·자영업자의 무분별한 노동조합 설립으로 거래처인 기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하게 되는 점 ▲자영업자의 담합행위를 노동조합법상 단체행동으로 보호하게 됨으로써 시장질서가 교란되는 점 ▲다양한 사업주를 상대로 노무를 제공하는 노무제공자의 특성상 거래상대방 확정이 어려워 단체교섭 대상이 모호해지고 노동조합법상 처벌 대상이 대폭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어 경총은 사용자 범위를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 등으로 확대하면 사용자 지위 판단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고 예측이 어려워, 법률의 명확성원칙을 위배하고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상의 영향력 또는 지배력이라는 기준에 따르면 원하청 관계에서 원청,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거래 사업주, 기업집단의 지주회사, 공공입찰시 정부 등이 하청·특수형태근로종사자·자회사·용역업체 노동조합의 사용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즉 모든 사회적·경제적 관계가 노조법 틀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다.
경총은 노동쟁의 개념 확대 문제도 지적했다. 법원 판단을 구해야 하는 '권리분쟁' 사항이 노조 위력 행사로 관철될 수 있는 쟁의행위 범위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투자·채용 결정 등 사측 고유의 경영권 결정사항도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문제로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총은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금지·제한에 대해서도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 재산권·평등권·재판청구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꼬집었다. 경총에 따르면 불법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규정은 세계적으도 사례를 찾을 수 없으며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기본 원칙에도 위배된다.
경총 관계자는 "경영계가 의견서를 제출한 11건의 노동조합법 제2조, 제3조 개정안은 오는 17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라며 "시장경제질서의 붕괴로 이어질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수습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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