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수습 기자] "해외 사례를 보면 캐나다는 30~40%, 미국은 20~30%의 세액공제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약 6천만 달러(약 845억원)의 세제지원을 받았지만, 국내 영상콘텐츠 세액공제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99억원에 불과하다."
이찬구 미디어미래연구소 위원은 1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규모가 글로벌 OTT 기업 넷플릭스의 미국 내 세제지원 규모에 비해서도 현저히 작다는 이야기다.
이날 이 위원은 콘텐츠 사업의 세액공제 목적은 제작 확대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현재의 대·중견·중소기업 별로 차등을 둔 세액공제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고 봤다. 기업 규모가 아니라 환경에 따라 차등 세액공제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는 것.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제25조6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에 따르면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 준다.
이 위원은 또 "미래성장 동력의 지속적 발굴 및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해 일몰기간 폐지 및 상시화가 필요하다"며 "이미 국내 특례 조항 231개 중 33.3%에 해당하는 77개 조항이 일몰기한이 없다"고 언급했다.
◆ 세액공제 제도적 지원 미흡…초점은 '창조형 인재'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종수 고려대학교 교수 역시 세액공제의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박 교수는 "콘텐츠 산업은 인적 자원이나 무형 자산이 파급력 있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면서 "영상 콘텐츠 기획·개발 활동에 해당하는 새로운 스토리텔링과 전달 방식은 과학·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과 서비스에 부합한데도 세액공제의 제도적 지원이 미흡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9년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103억 달러로 전년 대비 8.2%가 늘었고, 5년 동안 연 평균 16.2% 성장하는 등 타 산업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것이 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기술에 집중해 오던 종전의 세제지원 방향에서 관점을 바꿔 창조형 인재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의 세액공제책은 제조업 등에 초점이 맞춰져 영상 콘텐츠 제작·방송사의 경우 실질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것.
박 교수는 이날 개선 방안과 관련 ▲조세부담 완화 ▲투자자본 확보 ▲콘텐츠 경쟁력 강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한류 재확산 ▲국가 경제 발전 및 이미지 제고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을 제시했다.
◆OTT사업자·방송사도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 '한뜻'
한편 발제 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현행 세액공제 제도에 대한 OTT 사업자와 방송사 측 의견도 제시됐다.
첫 토론자로 나선 노동환 웨이브 팀장은 "OTT 입장에서 세제지원을 보는 관점 차이가 있긴 하다"고 말문을 뗐다.
노 팀장은 "OTT 사업자들이 투자한 부분에 대해 세액공제를 요청하는데, 세액공제 혹은 다른 부분 지원이 어려울 경우 국내 콘텐츠 시장에 자원이 잘 투여되도록 환급을 해 주면 그 부분을 콘텐츠시장에 재투자하겠다고 건의한 바 있다"고 했다.
또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조세특례법 개정안은 반 정도의 성과"라며 "현재의 매체·장르별 구분 등은 한계가 있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석봉 JTBC 담당은 "많은 방송사업자나 제작사업자들이 세제혜택이나 비율 확대 등 (세제지원)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마어마한 요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SLL(구 JTBC 스튜디오)의 경우도 몇천 억원을 투자한다고 하면, SBS나 ENM 등까지 합치면 연간 약 3조원 이상을 쓴다"며 "이런 기업들을 다 더해도 세금 감면액이 100억도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세금감면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엄재용 SBS 국장은 "영상콘텐츠 투자 확대 측면에서 세액공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불과 4~5년 전만 해도 55억은 16억 미니시리즈 제작비였지만 이젠 콘텐츠 한 편의 제작비"라며 급증한 제작비를 지적했다.
이어 "거대 스튜디오 사업자들이 생기긴 했지만 상당수의 드라마는 다시 외주가 주어진다"며 "실제 제작은 소규모 제작사"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변재일 의원실과 김영식 의원실, 미디어미래연구소가 공동 주최했다. 이 위원과 박종수 고려대학교 교수(한국세무학회장)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 좌장으로는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는 ▲강동진 문체부 문화산업정책과 과장 ▲구성권 명지전문대학교 교수 ▲노동환 웨이브 팀장 ▲엄재용 SBS 국장 ▲윤정인 기재부 조세특례제도과 과장 ▲임석봉 JTBC 담당 등이 참여했다.
/박소희 수습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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