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 시장을 홀대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애플이 우리나라 영토인 '독도'를 두고 그릇된 역사관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애플 제품 내 독도 표기를 두고 논란을 일삼고 있지만,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25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이집트 등 전 세계 22개국 애플 아이폰 지도에는 '독도(Dokdo)' 표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서 교수가 자신의 SNS를 통해 각 나라별 애플 사용자들에게 독도 표기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결과다.
이에 서 교수는 이날 '독도의 날'을 맞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번 항의 서한에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동해'에는 '울릉도'와 '독도'라는 섬이 있다"며 "한국에서 검색하면 '독도'로 올바르게 표기되지만, 일본에서는 그들만이 주장하는 '竹島(다케시마)'로 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서 교수는 "이는 명백한 오류이자 잘못된 표기"라며 "왜냐하면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아이폰 지도를 검색하면 독도에 대한 표기가 아예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의 독도 지명 표기 문제는 10년 전에도 똑같이 제기됐지만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012년에도 지도 서비스에서 독도 표기를 두고 논란이 되자 애플은 우리 정부에 독도를 영토분쟁지로 표기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당시 애플은 그 해 7월 지도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면서 독도를 '리앙쿠르암', '다케시마'로 표기했다가 우리 정부의 항의로 이를 수정했다.
2016년에도 애플은 독도의 행정구역을 '오키노시마'라는 일본의 행정구역으로 단독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애플이 3년 전 독도의 행정구역을 한국이나 일본 중 한쪽으로 표기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겨놓겠다고 밝혔던 것과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독도라는 명칭과 함께 정부가 소유한 번지없는 땅이라는 뜻의 '다케시마칸유무반치'라는 이름으로 병기했다.
2020년에는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에 탑재한 지도앱에서 '독도'를 일본 표기인 '죽도(竹島, 타케시마)'와 병행 표기하는 것이 드러났다. 또 애플의 인공지능(AI) 시리를 호출한 뒤 일본어로 "다케시마는 누구 땅입니까"라는 물음에 시리는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하는 대신 일본 외무성의 독도 페이지를 화면에 출력했다. 반면 한국어로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는 질문에는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한국어 페이지를 안내했다.
올해도 애플의 독도 논란은 계속 터지고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ANK)에 따르면 애플의 '시리'는 "한국은 현대사에서는 한반도 또는 조선반도의 일본 제국령 조선"이라고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 반크가 이를 두고 항의와 함께 시정을 요청하자 애플은 즉시 시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리'에게 한국말로 '독도는 누구 땅입니까'라고 물으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닌 13가지 이유'라는 사이트를 안내해 또 논란이 일었다. 글은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1983년 7월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이유 등의 사례를 들어 독도가 한국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리가 제공하는 해당 게시물은 약 20년 전인 2002년 9월 2일에 올라온 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글로벌 기업 애플에서 세계인들에게 사실과 다른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처사"라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검색을 하더라도 '독도'로 명확히 표기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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