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반도체 기업 중 한국 기업은 3곳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시총 1위였던 삼성전자는 TSMC와 엔비디아에 밀려 3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 세계 시총 상위 100대 반도체 기업(올해 1~9월 평균) 중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3개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중 한국, 미국, 일본, 대만 등 '칩4'에 속한 기업은 총 48개사로 나타났다. 미국이 28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대만(10개사)과 일본(7개사)이 뒤를 이으면서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시총 순위도 하락했다. 지난 2018년 기준 시총 1위였던 삼성전자는 이번 조사에서 TSMC(대만)와 엔비디아(미국)에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내려갔다. 10위였던 SK하이닉스도 AMD(미국) 등에 추월당하며 14위로 떨어졌다.
경영지표도 부진하다. 1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의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은 2018년 16.3%에서 2021년 14.4%로 1.9%포인트(p) 감소했다. 반면 경쟁국인 미국(3.9%p 증가)과 일본(2.0%p 증가), 대만(1.1%p 증가)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기업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설비투자율은 2021년 63.1%로 칩4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주력이라 매년 대규모·최신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인 결과다. 반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율은 2021년 8.3%로 칩4 국가 중 가장 낮았다.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2021년 26.9%로 칩4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는 미국(13.0%), 대만(12.1%)의 2배 수준이다.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은 지난 2018년보다 1.4%p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은 감세 정책을 펼친 결과 법인세 부담률이 3.4%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은 경쟁국에 비해 큰 세부담을 지고 있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도 반도체 산업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공세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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