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서비스 대부분을 정상화한 카카오는 앞으로 후속 조치 이행에 주력한다. 올 3월 취임한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조언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화재로 주요 서비스 이용이 장시간 어려워지면서 파장이 컸던 가운데,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에서의 카카오는 단기적으로 피해 보상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중장기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인프라 투자 등을 이어간다.
◆19일 서비스 상당수 정상화··· 피해 신고 채널 마련
지난 15일 발생한 화재로 메신저 카카오톡 등 주요 카카오 서비스들이 장시간 ‘먹통’이 됨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혼선이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이 센터에 있던 서버 3만2천대가 영향을 받게 되면서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했다. 카카오는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부터 복구를 시작해 이날 오전엔 다음(Daum) 메일 등까지 복구를 마치면서 상당수가 정상화한 상황이다.
카카오가 SK C&C 데이터센터를 썼던 데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했던 만큼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불편 호소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용자 대상 피해 보상 문제가 거론되고 연장선상에서 두 회사 간 책임 공방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멜론, 카카오웹툰 등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상 문제는 무료 서비스와 비교하면 명확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일부에 대해선 보상안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는 이날 별도 신고 채널을 마련해 신고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있었던 긴급 회견에서 "구상권 청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는 지금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사고 원인 조사가 끝나면 논의가 시작될 것이며 구상권 여부와 관계없이 보상할 부분에 대해선 보상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복구가 지연된 원인으로는 '완전한 이중화'가 부족했던 점을 꼽았다. 서비스 주요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이중화 조치는 돼있었지만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 및 운영 도구가 이중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이 안정화 되는대로 시작한단 방침이다. 안정화 이후 2개월 안에 유사한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단 계획이다.
인프라 투자도 이어간다. 일환으로 카카오는 4천600억원을 투입해 내년 중 안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이외에 시흥에서도 2024년 데이터센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궁훈 대표, 6개월 여만에 사퇴··· 홍은택 대표 단독 체제로
올 3월말 취임한 남궁훈 대표는 이날 긴급 회견에서 사퇴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앞으로 홍은택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올 3월말 단독대표로 선임, 7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공동 센터장이 각자대표로 선임되면서 ‘투톱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남궁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히게 된 이유와 관련해 "이번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역량을 쏟을 것이며 사임 후에 재발방지위원회 소위에서 위원장을 맡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예산이나 인력을 확보하는데 좀 더 방점을 두고 일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를 지냈던 남궁 대표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등 신사업 추진을 주력으로 해왔다. 대표 선임 전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논란 등이 불거진 데 따라 책임 경영 의지를 피력하며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한 바 있다.
이날 남궁 대표는 "주가가 올라가긴 커녕 떨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임기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고 했다.
한편 그가 그동안 이끌어왔던 카카오의 신규 사업은 권미진 수석부사장이 이끌 예정으로, 남궁 대표는 회사에 남아 조언하는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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