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15일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국민' 카카오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사실상 '디지털 재난'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같은 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지, 다음카페,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수많은 카카오 서비스가 막히면서 시민들은 이날 내내 당혹감을 마주해야 했다.
◆ 단톡방과 함께 증발한 연락망…조별과제·업무연락 한 번에 단절
시민들이 카카오톡을 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단체카톡방(단톡방)'이다. 한 명이 번호를 수집해 단톡방을 만들거나 번호 등록 없이 계정만 초대하는 경우도 많아 단톡방 내 인원이 서로의 번호를 대부분 모르는 일도 빈번하다.
그러나 이날 카카오톡 중요한 단체 모임 공지가 이뤄지지 않자 각종 커뮤니티에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등장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6시에 조별과제 팀원들이랑 단톡방에서 연락하기로 했는데 카톡이 터져서 다른 과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업무 단톡방이 징글징글했는데 막상 (내용 공유가) 안 되니 내용은 이메일로 하고, 확인 문자 보내고, 전화로 자세한 얘기를 하니 일이 더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준비해 둔 코스 발표 자료를 카카오맵에 저장해두는 바람에 회의를 미뤄야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로 단체 문자방을 새로 만들거나 네이버 라인, 텔레그램 계정을 개설하기도 했으나, 카카오톡에 비해 이용자수가 훨씬 모자란 만큼 따로 단톡방을 만드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온라인쇼핑몰 운영자도 난감한 상황이다. 한 아르바이트생은 "카톡 기프티콘 사용이나 카카오페이 결제가 안 돼서 손님들이 괜히 짜증을 내기도 하고 민망했다"고 말했다. 관련 알람을 카카오톡 채널로 공지하거나 문의를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받은 사업자 경우 급하게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으로 소통 채널을 옮기기도 했다.
◆ "여긴 어디"…당황한 시민들, 택시는 비상
약속과 모임이 많은 주말 밤 '택시 호출' 역시 비상이 나며 시민들도 전쟁통을 겪었다. 한 이용자는 "겨우 택시 잡아탔는데 택시기사님이 지금 여의도에서 전쟁이 났다고, 손님 내리자마자 서로 타겠다고 자기가 먼저 기다렸다고 싸우고 난리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날 실시간 앱스토어 다운로드 최상위권은 '라인'과 '텔레그램'을 제외하고 대부분 교통 어플이 차지했다.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T'를 대신해 '우티', '티맵', '타다' '티머니고', '티머니온다' 등이 차례로 3위부터 7위를 차지했다.
'카카오맵'에 익숙한 한 이용자는 "카카오맵이 없으니까 서울시내가 정글 한복판처럼 느껴졌다"고 언급했다.
◆ '카카오'도 트위터로 공지…카카오 기사제보도 카톡으로
이날 카카오 서비스가 막히며 카카오 측 역시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부분 상황을 공유하는 일도 발생했다. 카카오 측은 이날 트위터 '카카오팀' 계정을 통해 화재 발생, 대표 사과, 뉴스 서비스 복구 등 8개 이상의 트윗으로 실시간 상황을 공지했다.
이날 쏟아진 카카오 관련 기사에서는 기사 말미 '제보는 카카오로'라며 해당 매체의 카카오계정(아이디)을 덧붙여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 서비스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다는 목소리가 공감을 얻고 있다. 한 이용자는 "화재 한 번에 모든 서비스 셧다운이라니 21세기 초연결사회 대기업 서비스라는 건 생각보다 취약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이용자는 "카톡은 대체재가 있지만 이런 불편이 건강, 생명에 직접 연관된 부분이나 국방과 같은 중요 기밀 유출 등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언급했다.
/박예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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