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와인 서비스는 항공사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의미를 알기에 새로운 와인을 선정하는 과정에 정성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또한 이를 기점으로 단기적으로 서비스 와인을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장성현 대한항공 마케팅·IT부문 부사장은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행사를 통해 ▲퍼스트클래스 19종 ▲프레스티지클래스 21종 ▲이노코미클래스 10종 등 신규 선정된 와인 50종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현지 와이너리와의 공급계약 등 필요한 후속 절차를 마쳐 내년 3월부터 국제선 비행기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프랑스산 와인을 중심으로 운항 노선에 따라 차별화된 와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턴 노선 뿐 만 아니라 계절과 기내식 등 종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소믈리에 '마크 알머트(Marc Almert)'가 선정한 와인을 중심으로 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신규 와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선입견을 배제하는 것이 우선시 됐다"고 설명했다. 생산 지역이나 브랜드 등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좋은 와인'을 고르기 위해 집중했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국제소믈리에협회의 2019년 '월드 베스트 소믈리에(World Best Sommelier)' 챔피언인 마크 알머트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이들은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을 통해 프랑스, 스페인, 미국, 호주 등 150종의 후보 화인 중 총 50종을 기내 와인으로 선정했다.
마크 알머트는 독일 쾰른 출신 소믈리에로 2019년 챔피언 등극 당시 27세의 나이로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다. 현재 스위스 취리히 소재 특급 호텔 보르 오 락(Baur au Lac) 수석 소믈리에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칼호텔네트워크 오퍼레이션 담당 이상준 소믈리에도 와인 선정 과정에 함께 참여했다.
행사에 참석한 마크 알머트는 신규 기내 서비스 와인 선정 과정에서 특히 지상과는 다른 '비행기 내 환경'과 '기내식과의 어울림' 등을 가장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마크 알머트는 "지상에 비해 기압이 낮고 건조한 비행기 내 환경에서는 후각이 둔해지는 만큼 적절한 와인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와인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도록 과실향과 아로마가 풍부하면서도 탄닌이 적은 부드러운 와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에 서비스될 대표적인 와인은 호주 와인 명가 헨쉬키의 '마운트 에델스톤 쉬라즈(Henschke Mount Edelstone Shiraz)'다. 100% 쉬라즈 품종을 사용한 레드 와인으로 향신료를 떠오르게 하는 진한 후추향, 로즈마리향과 함께 농축된 블랙커런트, 베리류의 달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샴페인은 '앙리 지로 아이 그랑크뤼 브뤼 MV17 (Henri Giraud Ay Grand Cru Brut MV17)'로 새롭게 변경될 예정이다. MV는 멀티 빈티지(Multi Vintage)의 줄임말로, 여러 해에 걸쳐 수확한 포도가 사용된다. 실크의 결처럼 부드럽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품이 특징이다.
프레스티지클래스에 제공되는 와인 중 프랑스산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La Perriere Megalithe Sancerre)'는 대한항공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르와르 지방 화이트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 포도를 사용한 와인으로 손으로 상처 없이 수확한 포도만을 착즙하고 그 중 50%만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소비뇽 블랑 특유의 신선한 산미와 오크 숙성 와인의 부드럽고 은은한 여운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에선 독일 모젤 지방에서 생산된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Nik Weis Urban Riesling)'등을 선보인다. 리슬링은 산뜻한 향과 온화한 풍미가 특징으로 대한항공의 기내식과의 조화를 고려해 선정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기내 와인 전면 개편 추진은 새로운 대한항공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감한 변신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여행을 시작하는 고객들의 변화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품질 향상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미주·유럽·일본 등 국제선 하늘길이 재개되며 여행수요가 확대되자 기내 서비스 개편 작업을 진행중이다. 앞서 올해 3월부턴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고려해 고등어조림·제육쌈밥·묵밥·메밀국수 등의 신규 기내식 메뉴를 도입하기도 했다.
/양호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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