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이노텍이 애플에 아이폰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플 덕을 보다 자금난에 빠진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매출 경신이 전망된다.
지난해 LG이노텍은 매출 약 15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약 7조6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기록 경신이 점쳐진다.
LG이노텍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한 건 애플이다.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7%에서 지난해 75%로 급증했다. 주력 제품인 카메라 모듈의 최대 공급처 중 하나였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애플로 집중돼서다.
LG이노텍은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 수주 물량이 밀려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1조4천억원을 투자해 경북 구미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애플 쏠림 현상은 LG이노텍에 독이 될 수 있다. 제 2의 일본 JDI가 되지 않도록 매출 다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JDI는 2015년 매출의 40% 이상이 애플에서 나왔다. JDI는 애플에 아이폰용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급했는데, 이를 확대하기 위해 당시 1천700억 엔(약 1조7천억원) 수준의 공장을 건설을 짓기로 했다.
애플도 공사 자금을 JDI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그해 출시된 아이폰6s가 흥행 실패하자, 애플은 JDI에 공장 건설 중단을 요청했다. JDI는 자금난에 빠졌고 건설한 공장도 완공했지만 샤프에 매각했다.
애플은 비용 절감을 위해 부품 거래선을 3곳 이상으로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이를테면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로부터 받는다. 카메라모듈도 현재는 LG이노텍에서 70% 이상 공급 받고 있지만 계속 이같이 LG이노텍에 물량을 준다는 보장은 없는 셈이다.
일본 닛케이는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며 "애플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건 위험한 베팅"이라고 꼬집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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