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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구글‧메타 역대 최대 과징금 1천억 '폭탄'…"끝 아니다"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해 맞춤형 광고 활용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구글‧메타가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게 됐다. 개인정보보호 법규 위반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정부는 플랫폼 기업 등의 타사 행태정보 수집‧이용 실태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이번 제재로 무분별한 개인정보 수집 행태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브리핑에서 양청삼 조사조정국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브리핑에서 양청삼 조사조정국장이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혜경 기자]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브리핑에서 양청삼 조사조정국장은 "메타‧구글을 비롯해 국내 플랫폼 사업자의 타사 행태정보 수집 이용‧실태는 물론, 플랫폼의 행태정보 도구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에 설치해 사용하는 사업자들도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행태정보란 웹사이트와 앱 방문·사용 이력 등 이용자 관심과 흥미, 기호, 성향 등을 파악·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상의 활동 정보를 뜻한다. 맞춤형 광고란 이 같은 행태정보를 이용해 이용자 성향을 분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광고다.

양 국장은 "네이버, 카카오의 경우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타사 행태정보 수집이 이용자 식별 기반이 아닌 기기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계정정보와는 결합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웹·앱 사업자의 경우 플랫폼의 행태정보 수집에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떠나 자신들이 보유한 이용자 개인정보를 플랫폼에 제공,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이날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구글과 메타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1천억4천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구글에는 692억4천100만원이, 메타에는 308억6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조사결과 구글과 메타는 자사 서비스 이용자의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분석해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 이 같은 사실을 이용자에게 명확히 알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전 동의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양청삼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과의 일문일답.

-예상보다는 과징금 규모가 크다. 양사의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위원회 입장은 무엇인가.

오늘 전체회의에서 의결했고, 의결서 작성이 완료되기까지는 보통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아마도 양사는 의결서 내용을 충분히 검토한 후 소송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되며, 위원회는 향후 소송 가능성까지 예상을 하고 이에 대비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구글과 메타 측 입장은 무엇인가.

두 업체의 주장에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에서의 개인정보 수집 주체는 자신들이 아닌 행태정보 수집도구를 설치한 사업자에 있다는 주장이다. 자신들은 사업자들이 수집한 개인정보를 단순히 제공받았거나 처리를 위탁받은 업체에 불과하다는 것. 두 번째는 동의 의무 주체는 행태정보 도구를 설치한 사업자에 있지만 구글과 메타 측도 관련 내용을 이용자에 알리고 동의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하는 전체 정보처리 과정에서 목적과 수단 등을 따져봤을 때 플랫폼 사업자에 동의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들이 맞춤형 광고를 목적으로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했고, 행태정보 도구를 설치한 사업자의 경우 보조적인 역할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해외 대다수 처분 사례에서도 타사 행태정보 수집에 대해서 기본적인 동의 의무는 플랫폼 사업자에 있다고 보고 있다. 위원회 판단과 동일한 셈이다.

또 메타와 구글 측은 플랫폼에 동의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요구하는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동의 의무의 본질은 정보 주체 입장에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았는지 여부와 자신이 제공하는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양사가 계정 가입과정에서 동의를 받는 방법은 현행 보호법에서 요구하는 적법한 동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적법한 동의 의무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구글과 메타 측은 자신들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개인정보위는 이들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판단했다. 근거가 무엇인가.

양사는 제3자 웹사이트를 방문해 활동한 기록이기 때문에 자신들이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메타가 제공한 서비스 이용과는 상관없다는 것.그러나 플랫폼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의 다른 사이트 활동 내역도 이용자의 개인정보이므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위치에서 계약 관계를 맺은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또 구글과 메타는 정보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가로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한다는 내용, 즉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다는 내용을 데이터 정책 전문에서 밝히고 있다. 타사 행태정보 수집 과정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다는 목적성, 개인정보 서비스 제공 등 전체적인 서비스 이용 양태를 따져봤을 때 플랫폼 사업자가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봤다.

-양사가 추가 자료를 제출했지만 기존 법리 판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전체회의에서 언급했다. 이들이 제출한 추가 자료는 무엇인가.

구글은 보호법이 규정한 방식으로 동의를 받았고, '옵션 더보기' 등은 동의 이후의 단계로, 이용자에 부가적인 선택권을 준 것이므로 동의 의무 위반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2020년 6월 프랑스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에 대해 구글 측은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의 형식적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일뿐 보호법과는 다르다'고도 주장했다.

과징금 산정에 있어서는 구글 검색과 유튜브 광고는 제외하고 '구글 네트워크 광고'만 포함시켜야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메타의 경우 페이스북 서비스나 페이스북 서비스 밖에서의 타사 행태정보 수집에 대해서 독일 경쟁당국이 위법한다고 판단한 것이 있는데 이와 관련된 추가 의견을 제출했다. 위원회는 메타와 구글 측이 프랑스와 독일 사례를 잘못 인용하고 있다고 봤다.

-구글의 경우 유튜브 광고 등도 과징금 액수 산정에 포함된 것인가.

유튜브 광고와 구글 검색광고를 포함해 글로벌 광고 전체 매출액 가운데 한국 이용자 비율로 산정, 한국에서의 광고 매출액을 추정했다. 메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에 대해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서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지만 다시 한번 정리해달라.

정보 주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인 고민과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을 보다 충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 정책도 앞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혜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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