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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회사 어디니?"…'소통왕' 이재용, 어린이집까지 나타난 이유


구내식당서 직원들과 '마제덮밥' 즐겨…활발한 현장 경영 속 임직원들과 '소통' 집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엄마, 아빠가 어느 회사 다니니?"

여느 때와 다름 없었던 삼성엔지니어링 사내 어린이집이 24일 한 사람의 등장으로 시끌벅적해 졌다. 만 1~5세 어린이 약 100명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그는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시도하고, 어린이집 교사들에게는 운영 현황과 직원들의 이용 방법, 육아휴직 등 평범치 않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또 어린이집을 나올 땐 "아이들이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안타깝다)"는 말을 건네며 걱정했다. 어린이집 교사들과 기념 사진까지 찍었다는 그 주인공은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어린이집을 찾은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어린이집을 찾은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과 함께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건설 등 주요 사업 현안을 면밀하게 살피면서도 내부 조직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 강동구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직원들과 만났다. 광복절 복권 후 지난 19일 삼성전자 용인 기흥캠퍼스 반도체 R&D(연구개발)단지 기공식, 화성캠퍼스를 방문한 데 이어 닷새 만에 계열사를 방문하며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힌 모습이다.

이날 제네시스를 타고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에 도착한 이 부회장은 약 800여 명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로비로 들어섰다. 상일동 사옥을 찾은 건 지난 2019년 6월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내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 부회장은 직원들과 잠시 손인사를 한 후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직원들과 함께 먹은 메뉴는 '나고야식 마제덮밥'으로 알려졌다. 마제덮밥은 매콤한 소스와 고기볶음 야채를 더해 비벼 먹는 일본식 비빔밥이다.

직접 식판에 음식을 받아 자리를 잡은 이 부회장은 식사를 하는 동안 많은 직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일부 직원들은 이 부회장의 방문 소식에 부리나케 내려와 스마트폰으로 식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 한 명, 한 명의 촬영 요청에 응했다"며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일일 카메라맨'이 돼 기념사진을 촬영해주기도 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1층에 위치한 홍보관 '엔지움'을 둘러본 후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보육 교사들을 격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직원들과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를 찾아 직원들과 사진을 찍은 모습.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직원 SNS 캡처]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도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뒤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2020년 8월 수원사업장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2년여 만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직원이 이 부회장에게 "출근 전 아내에게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큰소리쳤다"며 사진을 요청하자, 이 부회장은 해당 직원의 아내에게 영상통화를 했다. 또 간담회를 마친 뒤 직원 한 명, 한 명과 독사진을 찍은 한편, 점심에는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라면을 먹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직원의 부탁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직원의 부탁으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이 부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인재 중심 경영'과 맞닿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시장의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들도 소통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사내게시판 '나우(NOW)'에 여름 휴가철에 맞는 도서를 추천하는가 하면, 게시판에 올라온 직원들의 글에 연일 답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경계현 DS부문 사장도 사내 소통 채널 '위톡(WeTalk)'을 통해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경 사장이 부임한 지난해 12월 개설된 위톡은 반도체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소통하는 자리로, 매주 수요일 열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반 직원의 직급을 줄이거나 폐지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인 이 부회장이 직접 소통까지 나서는 모습이 젊은 직원들에겐 큰 자극이 되고 있다"며 "다른 경영진이나 전문가가 아닌 오너만이 할 수 있는 조직 문화 유연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경영 활동에 제약이 사라진 이 부회장은 앞으로 내부 조직 정비에 힘을 더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역시 임직원의 소속감과 역량을 고취시킬 수 있는 조직 문화 개선에 적극 나설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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