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이 양적 확대 교류를 넘어 우호적인 감정 회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에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양국 기업들이 기술, 자본, 시장을 적절히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한국무역협회, 코트라와 공동으로 24일 오전 서울과 북경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고 이처럼 강조했다.
그동안 대한상의는 CCPIT와 1992년 수교 직후 한중민간경제협의회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교류협력을 확대해 왔다. 또 중국 내 유일한 한국계 법정 경제단체인 중국한국상회를 운영하는 등 양국 민간경협 활성화를 위해 힘써왔다.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리커창 총리가 영상 축사를 통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양국 수교 30주년 당일 열린 이번 행사에는 새 정부 들어 한중 양국 총리가 처음으로 함께 축사를 함으로써 양국 정부와 경제계는 이번 행사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측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화상 참석)을 비롯해 정재호 주중한국대사, 윤도선 중국한국상회 회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서진우 SK 부회장, 하태중 우리은행 중국 총행장, 고광호 대한항공 중국지역 본부장, 고명환 LG화학 중국 총재,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김범호 SPC 부사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런훙빈 CCPIT 회장,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인웨이위 주한중국상공회의소 회장, 양샤오쥔 주한중국상공회의소 집행회장, 리우전 베이징 콰이서우 테크놀로지 부총재, 순웨이 중국외운 한국 사장, 허샤오지엔 중국공상은행 서울분행장, 왕쉰 중국남방항공 한국지사장, 예쥔 중국건설유한회사 한국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포럼 개회식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한덕수 총리, 리커창 총리, 런훙빈 CCPIT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인사말을 통해 양국 수교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글로벌 경제진흥과 한중 경제협력', '한중 그린산업 협력과 혁신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발표자로 나선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한중 양국은 수교 이후 서로에게 성장동력을 제공해왔으며 이러한 교류는 이제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제고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실장은 "그동안 양국 간의 관계는 상호 비교 우위를 바탕으로 보완관계였으나 최근 글로벌 여건 변화 속에서 다자간 경쟁관계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며 "국제정치나 경제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 미국이나 일본, 아세안 국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방편으로 김 실장은 "원자재 및 부품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국 간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다"며 "RCEP 회원국 중심으로 자유무역 질서 회복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실장은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감염병 확산에 공동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한중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의 움직임으로 볼 때 탄소배출 감축이 규제요인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양국이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김 실장은 "양국이 협력해야 할 분야와 이슈가 많은 현 상황에서 양국 간 우호적인 감정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인적 교류의 복원과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발표자로 나선 한동훈 삼성글로벌리서치 북경대표처 원장은 "중국경제의 굴기로 인한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 공급망 디커플링, 보완적 관계로부터 경쟁적 관계로의 전환 등 한중 양국 간 관계의 변화가 생겼다"며 "하지만 신기술들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하므로 서로 얽혀있는 양국 공급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원장은 "세계경제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는 이 시점에 오히려 양국 기업은 신산업(4차산업), 신규범(ESG), 신질서(국제통상 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양국은 전통산업과 첨단산업, 미래형 산업을 두루 갖추고 있는 만큼 양국 기업들이 기술, 자본, 시장을 적절히 결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이 그린산업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수석은 "양국은 모두 급격한 산업화·도시화로 대기질이 오염돼 있으며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온실가스 감축이 어렵고, 에너지자원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는 서해지역의 한국과 중국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이 요구되는 사항으로 환경·기후·에너지 분야를 양국 협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 수석은 "환경부문에서 민간기업 간 협력은 단기간 내 이루어지기 어렵고, 정책의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공공부문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간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여기에 기업이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홍창표 코트라 중국지역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장기화 및 기후위기의 현실화는 글로벌 경제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비즈니스 확대로 디지털 대전환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현실화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 본부장은 "한중 정부가 모두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디지털 경제 육성 및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 중인 만큼 정부와 민간차원에서의 상호협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지난 30년간 한중 경제협력이 양국 경제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은 중요한 사실이고, 양국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웃국가인 것 또한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공급망, 사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슈가 산적해 있지만 다가올 30년도 양국 협력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양국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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