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윤영찬·이원욱·김종민과 세력 과시…"'이재명 지키기' 반성해야"
'당원 전원투표제'도 함께 비판…"중앙위원에 부결 호소할 것"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놓고 이재명 후보와 경쟁 중인 박용진 후보가 23일 윤영찬·이원욱·김종민 의원 등 비명계(비이재명계) 인사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고, 이 후보와 친명계(친이재명계)를 집중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막판 세(勢) 결집을 시도했다. 이들은 최근 친명계와 강성 지지자들이 옹호하는 '당원 전원투표제' 도입 시도도 함께 비판하며 친명계에 대한 성토를 이어갔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영찬·이원욱·김종민 의원과 함께 김철민·정태호·이병훈·김영대·양기대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종민 의원은 토론에서 "그간 이재명을 지켜야 한다는 것 때문에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막무가내식 정치를 한 것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이 '이재명을 지키자', '문재인을 지키자'를 내세우기보다 국민이 원하는 게 뭔지를 찾고 더 경쟁력 갖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고민정 후보를 제외하면 최고위원 후보자도 이재명 팔이 하는 후보만 있다"며 비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후보를 당선시키고 향후 지명직 최고위원도 비주류를 임명해 탕평인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최고위원 후보를 사퇴한 윤영찬 의원은 최근 이 후보가 8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지난 1997년 새정치국민회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를 비교하며 "당시 김대중 총재만큼 위대한 지도자를 탄생시키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송갑석 후보를 지원해 최고위원에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박 후보는 '당원 전원투표제'와 관련해 "당의 최고 의결기구, 의사결정 단위가 갑자기 바뀌려 하는데도 많은 의원님들과 당원들이 모르고 있다"며 반대 토론도 없이 결정되는 것이 민주주의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당원 투표를 기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도록 하는 당헌을 신설하기로 해 논란이 됐다. 박 후보는 이미 전날(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 전원투표제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의원들도 당원 전원투표제 비판에 동참했다. 김종민 의원은 당원 전원투표제에 대해 "다수의 결정이 꼭 좋은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당원 전원투표제 추진에 앞서 토론을 통해 심사숙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은 "소수의 강성 지지자들이 앞으로 모든 당의 의사결정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며 "과도한 강성 팬덤을 대표하는 현상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영찬 의원도 "특정 팬덤이 장악했을 때 특정 정치인을 통해 당원의 의사가 왜곡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당원 전원투표제는 내일(24일) 중앙위원회 표결을 거쳐 도입이 확정된다.
박 후보는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 전원투표제에 대한)토론 자체가 봉쇄된 상황"이라며 이날 중 중앙위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당원 전원투표제 부결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친명계 의원들이 최근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 내 여야 중진 협의체 가동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중진 협의체를 잘 활용하는 게 지도력"이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중진 협의체를 잘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장경태·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 중진 협의체를 설치하려는 김 의장을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당권을 차지할 가능성이 유력한 이 후보의 권한이 약화될 것을 친명계가 우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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