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해 7월 일어난 폭동으로 공장이 전소된 LG전자가 1년여 만에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현지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LG만의 브랜드·제품력을 인정 받아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도 큰 폭으로 오르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남아프리카공화국법인은 지난해 현지 소요 사태에 따른 잇단 피해에도 작년 한 해 동안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약탈과 방화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진국 LG전자 남아공법인장은 현지 매체 '아이티웹'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 약탈이 사업 운영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도 성공적인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꾸준히 사업 복구 전략을 실행해 왔다"며 "영업, 마케팅, 지원 팀은 고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공급망 내 모든 이해관계자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LG전자는 1년여 전 남아공 현지 소요 사태로 더반 산업단지에 있던 공장이 전소해 수천만 달러(수백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아프리카 지역 내 수출 확대를 노리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있던 TV 및 모니터 생산공장을 더반 지역으로 옮겼다. 더반 공장은 초기 투자만 2천만 달러(약 230억원) 규모로, 1개 생산 라인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를 생산해 남아공 현지와 인근 지역에 판매해 왔다. 연간 생산 규모는 5천만 달러(약 573억원)로, 근무 인원은 약 100여 명이다.
LG전자는 이 일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물적 피해는 상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공장은 사라졌지만,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판매 담당 조직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TV, 가전 등 대부분의 제품들은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거나, 올해 2월부터 요하네스버그에서 현지 업체에 외주를 줘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남아공이 아프리카 시장의 전진기지라는 전략적 위치를 고려해 LG전자가 현지에서 사업을 철수하지 않은 듯 하다"며 "현지에서 일종의 하청업체를 이용해 완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마진은 직접 투자 공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어도 폭동 재발에 따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남아공 지역 매출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최대 도시인 요하네스버그레 첫 프리미엄 서비스센터를 열고, 가전제품 사후관리(AS)와 수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아공은 양극화 된 시장으로, 중국·인도업체 중심의 저가 제품도 많이 들어와 있다"며 "저가 시장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앞으로도 제품·서비스 모두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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