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2002년 10월 31일.
정보통신부는 2.3GHz 주파수에 대한 계획을 변경한다.
기존 KT와 하나로통신이 무선가입자망(WLL)용으로 분배받았던 대역을 회수하고 2003년 하반기 구체적인 주파수 할당방법과 사업자 허가방침 등을 결정하겠다는 것. WLL은 유선서비스가 닿지 않는 곳을 무선을 활용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돕는 보완재 역할을 했으나 사용이 미미하다는 판단이었다.
KT와 하나로통신은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정통부는 완강했다. 내년 중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단일표준으로 주파수를 활용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역은 곧 ‘휴대인터넷’으로 용도 변경된다.
‘휴대인터넷’이란 말 그대로 휴대용 단말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당초 2.4GHz 주파수 대역에서 무선랜이 서비스되고 있었기에 고정형이 아닌 이동형 서비스라 불리기도 했다.
CDMA2000과 WCDMA 이 외에 또 다른 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음에 따라 통신사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나로통신과 KT, SK텔레콤, 데이콤, 온세통신, 두루넷 등 일가견이 있는 사업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내년 주파수 할당을 바라봤다. 주파수는 곧 사업권이었기에 그 열기는 IMT-2000와 견줘 손색이 없었다.
‘휴대인터넷’이라는 용어의 모호함에 따라 통신사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를 해석했다. 기존 유선강자인 KT와 하나로통신은 유선망에 대한 보완재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인터넷’에 집중한데 비해 SK텔레콤은 ‘휴대’에 방점을 찍고 CDMA2000이나 WCDMA의 가려움을 긁어줄 수 있을 것이라 해석했다. 각각은 전담조직까지 신설하면서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 조기 상용화 vs 국산화 먼저
2.3GHz 주파수에 대한 휴대인터넷 활용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었다. 호주가 상용화에 나선 상황으로 미국과 일본이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태였다. 기존 유선에 대한 무선 확장이었기에 지지부진한 WCDMA와 2G에서 진화된 CDMA2000과 다르게 유무선통합서비스 제공이라는 매력을 뽐냈다.
게다가 정부와 사업자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이었다. CDMA에 이어 IMT-2000 정책실패라는 지적을 받은 정부 입장에서는 다시 한번 정보통신 국산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였다. WCDMA에 발목을 잡여 제대로된 3G 사업을 영위하지 못함에 따라 4G까지도 준비해야 하는 사업자에게도 따내야할 대역이었다.
문제는 할당시기와 기술표준이다. 조기 할당할 경우 기존 유선강자들인 KT와 하나로통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후발주자는 시간이 부족했다.
기술표준의 경우 정통부가 단일표준을 고집하면서 핵심으로 떠오른 2가지 대안이 부상했다. 하나는 플래시-OFDM과 아이버스트 등 이미 상용화되거나 예정인 외산기술과 ETRI가 기술개발 중인 국산기술 HPi(High Portable Internet)이었다. 조만간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기술표준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여러 시연들이 사업자들을 통해 구현됐다.
즉, 조기할당을 바라는 사업자는 우선적으로 검증된 외산기술을 도입한 후 점차 국산장비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같은 경우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기는 하나 CDMA와 마찬가지로 라이선스 비용 부담이 숙제로 남는다. 만약 국산화를 고려한다면 상용화가 늦어지면서 그에 따른 선점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지만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즉, 후발주자나 국산 장비업체들이 이 방식을 주장했다.
이같은 갈등은 2003년 5월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주최한 ‘2.3GHz 초고속 휴대인터넷 정책토론회’에서 가시화됐다. KT와 하나로통신, 데이콤, LG저자 등 전통적인 유선 강자들과 장비사는 조기 상용화를 주장했다. 이에 반해 SK텔레콤과 삼성전자, ETRI는 국산화를 위해 인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 기술표준 논란
하반기를 알리는 7월이 되자 TTA는 휴대인터넷 기술표준화 추진을 위한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했다. 이어 업체별로 표준화를 담당할 표준화 위원을 추천받았다. 전체 26개사에서 163명을 받기로 결정했다. 각 기업들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전문위원 추천에 골몰했다.
이에 따라 7월 30일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의장으로는 홍대형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와 부의장에 강춘구 고려대 전파통신공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입계에서는 의장단에 사업자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정통부는 자칫 자신에게 유리한 기술표준을 끌고 갈 수 있다며, 중립적 판단을 위함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9월 4일 정통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휴대인터넷에 대한 대략적인 청사진을 제공했다. 2005년 상용화를 목표로 주파수를 할당하기로 했다. 당초 100MHz 대역폭을 논의했으나 IMT-2000의 시분할(TDD) 대역도 휴대인터넷에 쓰기로 결정함에 따라 총 150MHz폭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선정 사업자 역시 2개에서 최대 3개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속적인 장밋빛 전망을 낙관한 휴대인터넷이지만 지속적인 기술표준 갈등에 시달렸다. 대체적으로 국산기술로 평가받는 HPi로 모아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조기 상용화를 주장한 LG전자가 HPi 시스템 개발 포기를 검토하기도 했다.
예상과는 달리 휴대인터넷 정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연말인 12월 16일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월례 브리핑을 통해 휴대인터넷 서비스 기술표준제정의 어려움으로 내년 상반기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다만, 2005년 서비스 상용화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 사이 ETRI를 중심으로 SKT, KT, 삼성전자 등 민간기업과 공동개발을 추진한 상용시제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 국산기술로 승부…'와이브로' 첫 등판
2004년 2월 3일 TTA가 휴대인터넷 기술표준 초안을 공개했다. 기본시스템과 필수 무선접속요구사항을 담고 있다. 다중화 방식은 시분할(TDD), 다중접속방식은 직교주파수분할(OOFDM)을 채택했다. 전송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3Mbps, 업로드는 1Mbps다. 커버리지는 1km, 이동성은 6km/h였다. 이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HPi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국산화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였다.
2월 4일에는 정통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이 알려지면서 휴대인터넷 사업이 재조명됐다. 계획보다 늦은 2006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7월 사업자 선정방안을 확정하고 연말께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이 공개됐다.
또한 한국형 휴대인터넷표준으로 새로운 명칭 찾기에 나섰다. TTA는 2월 10일까지 휴대인터넷 영문명칭을 공모해 총 260여개의 제안명을 받았다. 이 중 4개의 후보군을 선별했으나 상표권 선점 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아울러 한국형 휴대인터넷표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인텔의 공조가 이뤄졌다.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정보통신박람회 ‘세빗’에서 당시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이 우리나라가 개발한 HPi 기술에 인텔의 광대역 무선접속 기술 ‘와이맥스(WiMax)’를 추가해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표준안으로 제출했음을 알렸다. 실제 삼성전자와 인텔은 꾸준히 와이브로 단일 표준화를 위해 협력했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6년간 36조원. 국내 휴대인터넷 가입자 최소 500만명에서 최대 1천만명이라는 밝은 전망은 사업자들의 경쟁을 부추겼다. 2002년부터 휴대인터넷사업팀을 꾸려 대응했던 KT와 휴대인터넷사업추진단을 신설한 하나로통신, LG그룹 차원에서 지원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데이콤, 유무선의 왕좌를 노리는 SK텔레콤 등 4파전 양상을 보였다.
2004년 4월 21일 기자간담회장에 참석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그간 검토해온 ‘2.3GHz 주파수 휴대인터넷’에 대한 정식 명칭을 공개했다. 무선(Wireless)과 광대역(Broadband)을 결합한 ‘와이브로(Wibro)’가 그 주인공. 국내외 출원을 통해 공식 표준 용어로 구축하고 국내 정보통신 저력을 유감없이 선보이겠다는 포부였다.
◆통상문제 발목…끝까지 간다
와이브로는 또 다시 암초를 만났다. 이번엔 미국 통상문제였다.
우리나라 휴대인터넷 기술을 통해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글로벌 표준으로 나아가고자 했지만 미국이 인텔뿐만 아니라 플라리온과 어레이콤 등의 기술도 함께 사용될 수 있도록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 우리나라에서 기술표준에 제외된 플라리온과 어레이콤 등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적극 대응한 결과였다.
당시 우리나라가 2001년부터 추진해온 무선인터넷플랫폼 국산화 계획에 따른 ‘위피(WIPI)’가 최대 난관으로 예상됐으나 이에 따른 매듭을 잘 지은데 비해 와이브로의 경우 추후 논의하자는 쪽으로 입장이 모아지면서 난처하게 됐다.
다만, 우리나라는 7월 12일 ETRI, TTA를 비롯해 삼성전자, SK텔레콤, KT 등이 나서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IEEE 정기회의에 참석해 인텔과 함께 개발한 와이브로 기술 100여건을 휴대인터넷 표준안으로 대거 제안했다. 회의에서는 고정형에서 진화한 모바일 IEEE 802.16e 표준화가 화두였다. 우리나라는 인텔의 고정형 IEEE 802.16 와이맥스와 자체 개발한 HPi를 접목한 와이브로 1단계 기술을 앞세웠다. 이후 2단계로 진화시키면서 상용화에 대비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통상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으나 정통부는 계획대로 움직였다. 2004년 7월 29일 휴대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선정 추진 일정을 공개했다. 8월초 초안공개, 공청회 개최, 정보통신정책심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사업자 선정방식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12월 공모를 통해 2005년 2월 사업자를 선정해 2006년 상용화하겠다는게 골자였다.
약속대로 8월 11일 정통부는 휴대인터넷 허가정책방안 초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초미의 관심을 끈 대목은 선정되는 사업자 수였다.
정통부가 제시한 방안은 총 3개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 2개 사업자 선정과 MVNO에 개방 의무 부과, 2개 사업자를 선정해 망운영을 맡기고 다수의 서비스사업자와 연동하는 방안, 3개 사업자와 함께 MVNO 의무부과 방안 등이 거론됐다. 이 중에서 정통부는 3개 사업자 선정에 보다 무게를 뒀다.
이해관계에 따라 기득권층이었던 KT와 하나로는 2개 사업자를, SK텔레콤과 데이콤은 3개 사업자 선정을 주장했다. 즉, 정통부가 제시한 안 중에서는 ‘2개사업자+MVNO’, ‘3개 사업자’가 경합을 벌인 셈이다.
9월 9일 정보통신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정책방안을 확정했다. 3개 사업자를 선정하는 한편, 주파수 이용기간은 할당시점으로부터 7년간 쓸 수 있도록 했다.
10월 14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신청 요령 및 심사기준’ 개정 내용이 확정됐다. 와이브로의 경우 역무제공계획의 타당성과 통신설비규모 적정성, 재정적 능력 및 주주구성의 적정성, 기술개발 실적과 계획 및 기술적 능력 등을 심사하기로 했다. 각 항목당 점수는 60% 이상, 총점은 70점을 넘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 데이콤, 와이브로 포기…두루넷 인수 총력
그 사이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다. 유력한 와이브로 사업 후보자였던 데이콤이 돌연 포기를 선언했다. 하나로텔레콤(지난 7월 하나로통신에서 CI를 변경)이 추진 중인 두루넷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쪽으로 선회한 것. 당시 이민우 데이콤 부사장(CTO)을 필두로 인수 추진단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3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나선데 따라 데이콤에게는 와이브로 선정에 대한 승산이 있었다. KT와 SK텔레콤에 이어 하나로텔레콤과의 결전에서도 승기를 잡을 공산이 컸다. 와이브로 포기 선언은 그만큼 많은 뒷말을 낳았다. 대부분 데이콤의 자금 부족과 LG그룹의 물질적 지원 여부, 출자 제한 등의 여파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번 사업권을 받지 못했을 경우 뼈아픈 실책들로 인해 LG그룹의 통신사업 좌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최소화시키는 한 수로 분석하기도 했다.
11월 15일 정통부는 ‘휴대인터넷 주파수할당공고’ 내용 발표를 통해 기존과는 다르게 총 81MHz폭을 3개 사업자에 각각 27MHz씩 분배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술표준은 TTA가 밝힌 IEEE 802.16 방식을 고수했다.
11월 29일 정보통신부는 드디어 와이브로 사업허가신청서를 접수 받았다. 접수창구가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곳은 하나로텔레콤이었다. 30일은 KT, 12월 1일 SK텔레콤이 접수를 마쳤다. 3개 사업자가 선정됨에 따라 큰 긴장감이 없기는 했으나 중간 대역의 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최고점수를 따내야 했다. 또한 과락도 염두에 둬야 했다.
정통부는 신청접수 완료를 발표하는 한편, 허가심사와 심의를 거쳐 2005년 2월 허가대상법인을 확정하기로 했다. 또한 12월 13일에는 ETRI 대전 본원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시연회를 개최했다. 시제품 개발이 성공함에 따라 사업자들이 계획했던 2006년 상용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데이콤이 두루넷 인수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하나로텔레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파워콤은 잃었으나 두루넷은 가져왔다. 다만, 2005년 1월 13일 본계약을 체결하고자 했으나 가격에 따른 막판 조율이 길어지면서 31일 인수합의를 이뤘다. 2003년 법정관리에 돌입한 두루넷은 결국 하나로텔레콤 품에 안겼다.
◆ 와이브로 3개 사업자 나란히 통과했지만…하나로텔레콤 포기
정통부는 당초 계획보다 1개월 앞당긴 2005년 1월 20일 와이브로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3개 사업자 모두 과락없이 사업권을 거머줬다. KT가 85.16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82,356점, 하나로텔레콤은 79,962점을 받았다. 사업자 신청 전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이 공동망 구축에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KT와 SK-하나로 연합의 2파전 양상을 보였다. 2월 22일 정통부는 KT가 중간대역을, SK텔레콤은 이전대역, 하나로텔레콤이 마지막 대역에서 서비스를 진행할 것이라 확정했다.
와이브로 장비업체의 잇따른 시연 성공과 함께 글로벌 표준 작업도 순항했으나 결국 또 변곡점을 맞이했다. 4월 25일 하나로텔레콤이 이사회를 통해 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두루넷 인수에 따른 자금 확보와 함께 통신소매업 진출이 임박한 유선망 2위 사업자 파워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사업인 무선 측면의 와이브로보다는 현재 영위하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최대주주인 뉴브리지와 AIG의 와이브로 미래 불확실성 진단에 따른 압박도 감내해야 했다. 와이브로 투자 역시도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기에 선택과 집중이 요구됐다. 말 그대로 눈앞에 놓인 위기부터 해결해야 할 판이었다.
하나로텔레콤의 와이브로 사업 포기는 사실상 기간통신사업자가 중도 포기한 첫 사례가 됐다. KT와 SK텔레콤은 자칫 자신들의 와이브로 사업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해 하나로텔레콤의 포기에 선을 그었다. 하나로텔레콤은 역으로 주가가 상승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정통부 역시 하나로텔레콤의 중도 포기에 유감을 표했다. 법적으로 중도 포기에 따른 패널티가 없었기 때문에 하나로텔레콤에게도 정책적 피해는 없었다. 다만, 정통부는 중도 포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언은 나중에 큰 파장을 낳게 된다.
◆ 세계 최초 와이브로 상용화
2005년 8월 29일 삼성전자는 서귀포 제주신라호텔에서 ‘삼서 4G 포럼 2005’를 개최하고 와이브로 공개 시연에 나섰다. 이날 시연은 이동 중에도 휴대단말기를 이용해 와이브로를 이용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단말 개발도 완료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었다. 끊김없는 시연을 통해 성공 가능성도 맛봤다. 뒤 이은 10월 15일 삼성전자는 PDA 형태의 와이브로 단말기를 전세계서 첫 선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수출 길을 열고 있는 동안 KT는 11월 16일 2005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벡스코 IT전시장에서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와이브로를 시연했다. 글로벌 표준 공식 채택이 임박한 가운데 열린 이 시연회는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12월 13일에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IEEE로부터 우리나라 와이브로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공식 승인됐다는 내용이었다. 3.5세대를 이어 4세대를 잇는 가교를 우리 손으로 만든 쾌거였다.
2006년 4월 3일 마침내 KT를 통해 와이브로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KT는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센터에서 350여명의 업계 및 고객체험단을 초청해 행사를 열고 서비스 도입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남중수 KT 사장과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 유영환 정통부 차관 등이 자리했다. SK텔레콤은 5월 29일 시범서비스 바톤을 이어 받았다. 다만 체험단은 회사내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초촐하게 꾸렸다.
6월 30일 와이브로 정식 서비스가 도입됐다. KT는 서울 주요 지역부터 상용화한데 이어 연말까지 수도권 커버리지 구축 계획을 소개했다. 하반기에는 전용 단말기 출시를 예고했다. 한시적 가입비 면제와 70% 요금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SK텔레콤도 서울 주요 지역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수도권 12개 지역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요금 프로모션으로 데이터 무제한을 한시 도입키로 했다. 정액제는 추이를 지켜본 후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 다시쓰는 이동통신 연대기 목차
1편. 삐삐·카폰 이동통신을 깨우다
① '삐삐' 무선호출기(上)…청약 가입했던 시절② '삐삐' 무선호출기(中)…‘삐삐인생' 그래도 좋다③ '삐삐' 무선호출기(下)…’012 vs 015’ 경합과 몰락 ④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上)…"나, 이런 사람이야!"⑤ ‘카폰’ 자동차다이얼전화(下)…’쌍안테나' 역사 속으로2편. 1세대 통신(1G)
⑥ 삼통사 비긴즈⑦ 삼통사 경쟁의 서막⑧ 이동전화 첫 상용화, ‘호돌이’의 추억➈ 이동통신 100만 가입자 시대 열렸다⑩ 100년 통신독점 깨지다…'한국통신 vs 데이콤’3편. 제2이동통신사 大戰
⑪ 제2이통사 大戰 발발…시련의 연속 체신부⑫ 제2이통사 경쟁율 6:1…겨울부터 뜨거웠다⑭ ‘선경·포철·코오롱’ 각축전…제2이통사 확정⑮ 제2이통사 7일만에 ‘불발’…정치, 경제를 압도했다⑯ 2차 제2이통사 선정 발표…판 흔든 정부·춤추는 기업⑰ 최종현 선경회장 뚝심 통했다…’제1이통사’ 민간 탄생⑱ 신세기통신 출범…1·2 이통사 민간 ‘경합’4편.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⑲ ‘라붐’ 속 한 장면…2G CDMA 첫 항해 시작⑳ 2G CDMA "가보자 vs 안된다"…해결사 등판㉑ CDMA 예비시험 통과했지만…상용시험 무거운 ‘첫걸음’㉒ 한국통신·데이콤 ‘TDMA’ vs 한국이통·신세기 ‘CDMA’㉓ 한국이동통신 도박 통했다…PCS 표준 CDMA 확정㉔ ‘디지털·스피드 011’ 탄생…세계 최초 CDMA 쾌거㉕ ‘파워 디지털 017’ 탄생…신세기통신 CDMA 상용화5편. 이동통신 춘추전국시대 개막
㉖ 제3 이동통신사 찾아라…新 PCS 선정 개막㉗ ‘LG텔레콤 vs 에버넷’…‘한솔PCS vs 글로텔 vs 그린텔’㉘ PCS 사업자 확정…‘한국통신·LG·한솔’㉙ ‘016’ 한국통신프리텔·‘018’ 한솔PCS·‘019’ LG텔레콤㉚ ‘PCS 경합’…64세 어르신도 번지점프 했다㉛ 이동통신 5사 ‘각자도생’…춘추전국시대 개막6편. 이동통신 혼돈의 세기말
㉜ 3G IMT-2000 향한 첫 항해 시작㉝ 이동통신 1천만 돌파했으나 ‘풍요속 빈곤’…新 브랜드 ‘SKY’ 탄생㉞ 스무살의 011 TTL·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묻지마 다쳐㉟ ‘SK텔레콤+신세기통신’ 인수합병…사상 첫 점유율 낮추기㊱ '한국통신프리텔+한솔PCS' 인수합병…춘추전국→삼국정립7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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㊶ IMT-2000 표류…CDMA2000 비상㊷ 연기 또 연기…3G WCDMA 초라한 등장㊸ '011·016·019→010 통합' 논란…번호이동 패닉㊹ 유선망 2위 사업자 ‘파워콤’ 인수전…하나로 vs 데이콤 ‘격돌’/김문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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