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하반기 기대작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이 출시됐다. 컴투스의 간판 게임인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두 번째 신작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면 좋겠지만 당장은 '형만한 아우'라도 돼야만 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지닌 타이틀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일단 모태가 된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는 2014년 출시돼 올해로 서비스 8년차를 맞이한 장수 타이틀이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은 길어야 3개월'이라는 당시 통념을 깨고 지금까지도 컴투스를 먹여 살리는 게임으로 유명하다. 신규 메이저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글로벌 매출 순위에서 '역주행'을 거듭하는 등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글로벌 흥행작으로 거듭난 서머너즈워의 다음 숙제는 IP화였다. 서머너즈워 자체로만 끝나는게 아니라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확장, 보다 많은 팬층을 유입시키고 선순환을 유도하는 이른바 '서머너즈워 유니버스'의 구축이다. 이를 위해 컴투스는 만화, 웹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파생 콘텐츠를 선보였다.
물론 가장 중요한건 게임이었다. 서머너즈워의 뒤를 잇는 새로운 신작을 이끌어내야 성공적인 세대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론칭된 '서머너즈워 백년전쟁'의 흥행이 절실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백년전쟁은 '반짝' 흥행에 그쳤고 바통은 이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에게 넘어왔다. 크로니클마저 묻힌다면 서머너즈워 유니버스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접 플레이해본 크로니클은 컴투스가 어떤 자세로 이 게임을 준비했는지 단번에 체감될 정도였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고품질 카툰 랜더링과 풀 성우 더빙, 심심찮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컷신까지 그야말로 개발진을 '갈아넣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의 품질을 보여준다.
이 게임의 문법은 수집 RPG와 MMORPG의 조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두 장르의 화학적 결합인 셈이다. 자칫하면 잡탕밥이 될수도 있을 만큼 쉽지 않은 시도인데, 크로니클은 나름 잘 버무렸다는 인상을 받았다. MMORPG의 메인 캐릭터에 해당하는 '소환사'를 주축으로 3기의 소환수들을 파티의 멤버처럼 구성해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서다. 소환수들은 각기 다른 속성과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최적의 덱을 구성해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 소환사와 소환수 양축을 모두 신경써야 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리세마라' 족들을 배려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리세마라란 '리셋'과 '마라톤'을 합친 게임은어로 튜토리얼 단계를 마치면 주는 소환권에서 우수한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게임을 반복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크로니클도 초반 단계를 마치면 소환 10회권을 주는데 무려 최대 30회까지 가능하다. 소환을 반복하다 원하는 최상급 소환수가 나오면 해당 회차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여타 게임에서는 볼 수 없던 친절함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수동 조작도 적극 활용했다. 인스턴스 던전의 경우 이용자가 직접 조작해서 캐릭터를 움직이며 전투를 수행해야 한다. 제한 시간 내에 특정 오브젝트를 파괴하지 않으면 졸개들이 소환되는 등 여러 기믹들을 활용해 지루함을 줄였다. 이러한 요소를 재밌어할 사람도 있겠지만 자동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불호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는 대목이긴 하다.
크로니클은 이처럼 컴투스가 이를 꽉 물고 내놓은 게임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리니지 라이크'와는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문법을 시도했다는 점도 높이 산다. 크로니클이 흥행에 성공해 서머너즈워 유니버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될지도 흥미로울 듯하다.
/문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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