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4년 차 직장인 김동준씨(가명·33)는 많게는 한 달에 세 번 영화관에 간다. 집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멀티플렉스 영화관 롯데시네마가 위치해 있어서다. 현장 관람을 즐기는 김씨에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먼 얘기였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OTT 구독 서비스 가입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가 2차원(2D) 성인 주말 영화 관람료를 일제히 인상하면서 소비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기조로 오프라인 영화관 수요가 증가했지만, 가심비(가격 대비 심적 만족도)를 중시하는 MZ(밀레니얼+Z)세대들은 OTT 구독으로 재차 눈길을 돌리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영화관 3사의 2D 주말 영화 성인 관람료는 이날 기준 1만5천원이다. 지난 4월 CGV가 선제적으로 1만5천원으로 요금을 인상한 데 이어 롯데시네마·메가박스도 요금을 2천원 올린 결과다. 특별관의 경우 관람료가 2천원에서 5천원 올라 인상 폭이 더 크다.
영화관 3사 관람료 인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요금을 인상해왔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관람료를 세 차례에 걸쳐 인상했다는 점이다. 최근 2년간의 인상 폭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코로나19 이전 2D 영화 관람료는 8천원에서 1만원 사이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여파와 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김씨는 "직장인은 보통 평일보다는 주말에 영화관을 찾는다. 두 명이서 영화를 볼 경우 티켓 값만 3만원이 든다. 현장에서 개봉과 동시에 관람하는 것을 좋아해 영화관을 찾곤 했지만 가격과 성능을 고려한 가성비 측면에서 OTT로의 가입이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상영관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예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TV(IPTV)와 OTT 같은 새로운 대체제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최저 요금제 기준 국내 OTT(티빙·웨이브·왓챠) 평균 구독료는 7천900원으로 영화관(평일 1만4천원, 주말 1만5천원) 대비 절반 가량 저렴하고 ▲영화 ▲예능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시리즈 등 콘텐츠 카테고리도 넓다.
경제적 비용 절약을 위해 OTT 구독을 해지했던 직장인 김연재씨(가명·32)는 "최근 특정 OTT 플랫폼 요금제에 재가입했다. 월 8천원이 안되는 돈으로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며 "최근 영화표 값이 많이 올라 영화를 여러 번 보는 게 부담스러워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2021 한류백서' 발간을 통해 2020년 약 9천935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이 오는 2025년이면 1조9천104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안세준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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