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오는 2025년까지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애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 속에서도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1위도 수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노 사장은 10일 오후 12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잉크48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폴더블 제품이 자사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폴더블이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올 하반기 글로벌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를 중심으로 글로벌 모바일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2020년 1월 고동진 전 사장이 겸임하던 무선사업부장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개발을 총괄하며 '갤럭시Z' 시리즈를 처음부터 직접 키운 인물로, '이재용의 남자'로 불릴 만큼 내부의 신임도 받고 있다.
이날 노 사장은 "2019년 첫 공개한 갤럭시 폴더블폰이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며 "이번에 공개한 갤럭시 Z폴드4와 Z플립4가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 대세화, 대중화를 보다 빠르게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함께 공개된 워치5, 워치5 프로, 버즈2 프로 등 웨어러블 제품들도 하반기 MX사업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본다"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1위도 수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서 폴더블로 '승부'…"부품 공급 문제, 이번엔 無"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테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불안 등의 문제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 2분기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던 삼성전자 역시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13억5천700만 대로, 지난해(13억9천200만 대)보다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트렌드포스 역시 올해 연간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3억8천만 대에서 13억3천300만 대로 낮췄다.
노 사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모바일 산업도 힘겨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일부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란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 이후 부품 공급 이슈도 굉장히 심각해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특히 지난해 부품 공급 이슈가 정점을 찍어 '갤럭시Z플립3·폴드3'가 기대 이상의 시장 반응을 얻었음에도 미국 등에 제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수요를 더 끌어올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갤럭시Z4' 시리즈에선 공급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 사전에 파트너사들과 협의하며 대응했다"며 "공급 부족 이슈도 올 하반기부터 해소되기 시작해 내년쯤 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노 사장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플래그십(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이 시장의 수요를 이끌어내고 점유율을 키워나가기 위해 '갤럭시Z' 시리즈를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무기로 삼겠다는 의욕도 드러냈다. 특히 '갤럭시Z4' 시리즈를 올해만 1천만 대 이상을 판매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노 사장은 "폴더블 제품만이 줄 수 있는 사용성에 대한 부분들을 이번에 더 강화했다"며 "그동안의 데이터를 토대로 단점들을 보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 제품을 니치 마켓이 아니라 주요 시장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폴더블만의 에코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구글·MS·넷플릭스 등 여러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했다"며 "폴더블폰의 판매대수보다는 사용환경들을 갖추는 시점이 대중화의 시작점이라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더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플립·폴드만으로 폴더블폰 비중을 2025년까지 50%로 확대할 것인지에 대해선 "폴더블이 처음 나오기까지 8년 정도 선행 개발이 이뤄졌다"며 "현재 여러 가지 제품들을 두고 다양한 폼팩터들이 개발되고 있는 상태로, 충분한 완성도가 있을 때 (추가로) 시장에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장악한 '프리미엄 시장'…노태문, '플래그십 퍼스트'로 맞불
노 사장은 이날 폴더블폰 외 프리미엄 시장 내 점유율 확대 전략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대 초만 해도 애플로부터 디자인 모방과 관련해 소송을 당하는 등 '카피캣(따라쟁이)' 취급을 당했으나,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흥행을 시작으로 점차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결국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지만,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에 상당히 밀리는 모양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에 전 세계 400달러(약 52만원)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62%로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16%로 2위다. 점유율 차이는 46%p로, 1년 전 39%p 보다 더 커졌다.
특히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18%에서 1년 새 2%p 줄어든 반면, 애플은 5%p 늘었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1분기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2' 시리즈가 높은 관심 속에 '갤럭시노트' 효과를 흡수하며 선전하는 듯한 분위기였지만, 실제 이 시장에서 '갤럭시S22 울트라'만 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이 시장 내 1~4위 자리는 '아이폰13(23%)', '아이폰13프로맥스(13%)', '아이폰13프로(9%)', '아이폰12(8%)' 등 모두 애플 '아이폰'이 독차지 했다.
프리미엄폰 시장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매출이 69%에 달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성적표는 더 아쉽다. 프리미엄폰 시장의 매출 비중이 2년 연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1대당 마진이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에 더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가 강세고,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에 맞춰 MX사업부 내부에서 작년부터 슬로건을 '플래그십 퍼스트'라고 만들어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갤럭시' 경험을 더 이해하고 만족한다면 점유율 격차도 좁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일단 폴더블폰으로 시장 수요를 이끌어 낸 후 삼성이 가진 TV, 가전 등의 제품들과의 연결성도 강점으로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수요를 이끌어 내고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미국)=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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