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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2Q 악재 속 선방…"하반기는 더 어렵다"


역대급 실적에도 완제품 수익성 악화…공급망 관리 고도화·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박차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2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며 선방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소비 감소로 주요 사업인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이 영향을 받으면서 하반기 실적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2분기 매출 77조2천36억원, 영업이익은 14조97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12.2% 늘었다.

매출은 역대 두 번째,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세 번째 기록으로 반도체 슈퍼 호황 때와 맞먹는다.

이같은 실적 호조 배경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의 호조와 환율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달러화의 큰 폭 강세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조3천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에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은 달러로, 스마트폰·TV·가전 등 세트 부문은 현지화로 결제한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가 반도체 사업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TV·가전 부문에는 부정적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연말부터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운사이클로 전환됐지만 고환율 수혜,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가격 인상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1분기(8조4천500억원)보다 증가한 9조9천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0%가 반도체 부문에서 나온 셈이다.

2분기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3% 늘어난 28조5천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 속에서도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는 비수기인 2분기에도 애플의 '아이폰' 효과 등에 힘입어 선방했다. 비수기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에 반영됐던 일회성 수익인 애플의 보상금 수천억원이 사라졌지만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 경험(DX) 부문은 2분기부터 수익성이 악화됐다. 스마트폰, 가전 등 완성품 판매가 소비 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DX 부문은 2분기 매출 44조4천600억원, 영업이익 3조200억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매출은 22.1%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0.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DX 부문은 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부정적 환영향 등 거시경제 이슈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적자를 기록하던 전장 사업도 흑자전환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물류비 증가 등으로 TV와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LG전자는 연결기준으로 2분기 19조4천640억원, 영업이익 7천92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역대 2분기 가운데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LG 여의도 트윈 타워 [사진=아이뉴스24DB]

가전(H&A)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8조676억원, 영업이익 4천3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으며, 단일 사업본부 기준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였으며 공간인테리어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신가전, 스팀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H&A사업본부 실적을 견인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TV(HE)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3조4천578억원, 영업손실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글로벌 TV 수요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영향과 업체 간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소폭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전장(VS) 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액 2조305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차량용 반도체수급 이슈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의 추가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영업이익은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의 매출 성장과 지속적인 원가 구조 개선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 만에 첫 분기 흑자다.

B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1조5천381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IT 제품의 수요 감소 속에서도 모니터의 견조한 판매 성과가 이어지고, 기업간거래(B2B) 시장이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양사는 3분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및 소비심리 둔화 등의 영향으로 사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탄력적인 설비투자 계획 운용,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 고부가 제품 판매로 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메모리반도체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선단공정 투자를 하겠다는 투자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이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를 활용해 유연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단기 설비투자 계획은 여기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구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시장 위축으로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하며 전년 대비 매출과 평균판매가격(ASP) 모두 상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상무는 "수요가 불확실한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운영 최적화로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네오 QLED 중심의 판매 전략을 지속하고, 98인치 판매를 본격 확대하며 90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제품 경쟁력을 높여 견조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보급형 제품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생활가전, TV 등 주력사업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TV는 올레드 TV 중심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하반기 월드컵, 블랙 프라이데이 등 성수기를 앞두고 적극 대응해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부품 시장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불확실한 대외 환경은 지속될 것"이라며 "완성차 업체와 협력 강화 및 공급망 관리 고도화를 통해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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