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곽명우(31·OK금융그룹)의 몸과 머리는 우승 당시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그 영광을 느끼기 위해 운동화 끈을 조였다.
2013-14시즌을 6위로 마쳤던 OK금융그룹(당시 러시앤캐시)은 이듬해 2014-1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두 시즌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리고 2015-16시즌에도 정상에 올라 2연패를 달성했다.
곽명우에게는 팀의 두 번째 우승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민규에게 가려져 있던 곽명우는 봄배구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과 좋은 호흡을 보인 것은 물론, 토종 주포 송명근까지 살리는 토스로 '우승 세터'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우승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옅은 미소가 지어지는 곽명우. 26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OK금융그룹 훈련장에서 만난 곽명우는 "우승 당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과 성취감이 있었다. 손이 저릴 정도로 짜릿했던 경험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린 나이에 맛본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 하지만 꿈꾸던 순간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OK금융그룹은 'V2' 달성 이후 2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0-21시즌에서야 봄 배구 무대를 다시 밟았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는 이뤄내지 못했다.
팀의 전성기와 암흑기를 함께한 곽명우는 다가올 2022-23시즌은 분명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곽명우는 "비시즌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동료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훈련 중이다"라며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9번째 시즌을 앞둔 베테랑이 된 곽명우이기에 책임감도 남다르다. 자신이 선배들에게 배운 것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위치다.
곽명우는 "프로에 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강영준 코치가 해준 말이었다. 과거 함께 선수로 뛸 때 '자신 있게 아무 데나 올려. 내가 다 때릴게'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라며 "이제는 내가 (박)승수에게 '리시브 흔들려도 괜찮아. 내가 뛰어가서 토스할게'라고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은 곽명우와 함께 팀을 이끌어야 할 세터 권준형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권준형은 26일 한국전력과의 연습 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재활까지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 사실상 2022-23시즌은 코트에 나서기 어렵다.
이제 팀에 남은 세터는 곽명우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고졸 세터 강정민이 전부다.
권준형의 부상을 지켜본 곽명우는 "갑작스럽게 부상이 나와 너무 가슴 아프다. 진심으로 잘 회복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정민이와 함께 시즌 준비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 더는 부상자가 나와선 안 된다"고 밝혔다.
곽명우는 두 개의 목표를 세웠다. 팀의 우승과 개인적으로는 세트 1위 달성이다.
그는 "지난 시즌 전반기가 끝나기 전까지 세트 1위였는데 결국 5위로 마쳤다. 다가올 시즌에는 3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승을 무조건 다시 해보고 싶다. 경험이 더 쌓였기 때문에 자신감도 높아졌다"라며 "우승 당시를 돌이켜보면 시몬을 비롯해 모든 선수가 다 잘해줬었다. 지금 선수들 역시 충분이 가능하다. 서로가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못 할 것도 없다"고 자신했다.
/용인=송대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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