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SK하이닉스가 내년 시설투자(CAPEX)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2분기엔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는 등 선방했지만 세계적인 물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일부 지역의 봉쇄 등으로 향후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27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한 13조8천1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4조1천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며 4조원을 뛰어 넘었다.
이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발표 이후에 열린 컨퍼런스콜에선 애널리스트들의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SK하이닉스도 이를 인정하고 시설투자 규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는 2분기 말 기준 전분기보다 1주일치 정도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재고를 무리하게 처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시설투자 규모는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내년 시설투자는 상당 폭 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몇 가지의 시나리오를 두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당 폭 투자가 감소되는 시나리오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노 사장은 "최근 장비의 리드타임(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 폭 해결되면서 시장 수요에 맞춰 움직일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일단 하반기 상황을 보면서 민첩하게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투자 결정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고객들과 소통을 통해 진행하기 때문에 6개월까진 어렵지만 향후 3개월 정도는 예상 가능한 범위"라며 "이를테면 10월에 내년도 관련 의사를 결정했다면 이제는 8월 말 9월 초에 내년도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도 '최초'에 매달리기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비즈니스를 고려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세쳬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238단 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다.
노종원 사장은 "각자만의 템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모리 시장은 이제 1,2분기 누가 먼저 개발했냐보다는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에 무게 중심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238단 낸드플래시의 연내 시험 생산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덧붙였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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