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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개인정보 수집 강제 동의' 논란…"최소수집 원칙 위반"


22일 국회서 긴급토론회 열려…"현행법 위반으로 집단소송도 가능"

[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최근 메타(META)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개인정보 동의 방식을 변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메타가 동의를 강제하는 개인정보가 필수 서비스 제공과는 무관하게 '맞춤형 광고' 등 수익 극대화를 위한 목적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장혜영·배진교 의원과 민주 시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진보네트워크 등이 주최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22일 국회에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장혜영·배진교 의원과 민주 시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진보네트워크 등이 주최했다. [사진=김혜경 기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동의하지 않을 권리 토론회'에서 김진욱 한국IT법학연구소장은 "메타가 수집하려는 개인정보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정보가 아니다"며 "단순 수익창출 극대화를 위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강제한다면 이는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소수집 원칙과 충돌한다는 것.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본질은 소셜미디어다. 수집 대상 개인정보가 이 같은 목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 수준을 넘어서 과잉 여부에 해당된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잉 수집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하지 않아 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집단 소송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웅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자발적 동의가 아닌 강제성이 전제됐다는 점에서 현행법 위반이라고 봤다. 최 변호사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서도 자발적인 동의를 규정하고 있다"며 "계약 이행에 필요하지 않은 개인정보 수집 동의 여부를 서비스 제공 조건과 엮는 것은 자유로운 동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필수 동의로 분류된 항목 중에는 수사기관에서 특정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요청할 경우 개인정보처리자가 해당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정보처리자가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겨주는 행위는 보호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보호법 외에도 소비자 권리 침해 여부를 경쟁법적 차원에서도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유럽사법재판소에 계류된 왓츠앱 케이스로 미뤄봤을 때 개인이 다량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다양한 서비스 혜택을 받겠다는 것과 소량의 정보만 주고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받겠다는 두 가지 선택지를 이용자에게 제시해야 할 필요도 있다"며 "정보주체의 거래 조건을 착취했으므로 경쟁법 위반 논리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등에서는 동의를 하지 않아도 서비스 사용이 가능하다"며 "사전 동의를 받은 후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 거절 의사(옵트 아웃)를 밝히면 정보 제공이 중단된다고 하지만 명목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맞춤형 광고보다 개인정보 제공없이 이뤄지는 형태인 '문맥 광고'를 도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메타 측은 개인정보 처리 방침 개정 이유에 대해 처리 방식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메타의 한국 대외협력 담당자와 만났던 사실을 이날 현장에서 공유했다.

장 의원은 "메타 측은 명시적인 동의를 받음으로써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며 "그들은 이번 조치로 칭찬을 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비난을 받게 돼 당혹스럽다고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개정될 처리방침의 수집 범위와 항목이 달라지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한국 담당자는 '본사로부터 비슷한 수준이라고 들었지만 현재로선 명확하게 알 수 없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메타가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인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의3 제3항은 '이용자가 필요 최소한의 개인정보 이외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비스의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메타의 '필수 서비스'가 무엇인지 해당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 범위 등이 쟁점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국민의 삶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 결과 보호법 위반 여부가 확인되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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