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 사태와 관련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유통업계에서는 내심 자사 불법파업에도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작된 하이트진로 이천·청주 공장에서는 여전히 시위가 계속 중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저속운행과 적재함 검사 등을 통해 운송지연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본부 측이 최근 집회에 합류하면서 이들의 시위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사측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에야 가까스로 정상화 된 소주와 맥주 등의 물류배송이 또 다시 차질을 빚는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파업 이후 파업 중인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물류사 2곳과 계약해 운송을 정상화 한 상태다.
하지만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여전히 공장 주변에 불법주정차된 차량으로 교통불편을 야기하고 있으며, 화물차량을 동원한 시위 강도도 높여가고 있다. 물론 화물연대 측은 이 같은 행위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 12일 불법 주정차된 화물차와 충돌한 운전자가 숨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지난 13일에는 기존 불법 주정차된 화물차와 별개로 화물연대 측이 이천공장 정문 안쪽과 정문 옆으로 차량을 추가로 주차해 인근 도로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측은 야간에 공장을 나서는 배송 차량에 알 수 없는 물체가 날아들어 차량 앞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의 미온적 태도 탓에 불법 주차된 화물차들은 여전히 이천공장 주변에 수개월 째 방치된 상태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연대 화물차주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민사 소송도 함께 진행 중이다.
쿠팡에서도 민노총 일부 조합원들이 집회 중이다. 이들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서 '혹서기 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쿠팡 노조는 지난달 30일 본사 강제진입을 시도하다 보안 직원 2명을 다치게 했고, 또 지난 15일에는 민노총 간부가 안전을 위해 설치한 차단봉을 던지는 등 난동을 벌여 경찰에 고소당하기도 했다.
당시 민노총 간부는 7kg 가량의 차단봉을 직원들에 던졌으며 이를 말리던 건물 관리 업체 소속 보안팀장이 손가락을 다치고 벽면 타일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쿠팡은 민주노총 간부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또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 소속 제빵사들도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불법천막 농성 중이다.
SPC는 자회사를 통해 2018년 1월, 협력사 소속 제빵사 등 5천300여명의 고용안정을 위해 직고용을 선택했다. 사측은 올해 제빵기사 임금을 5.6% 가량 인상하기로 했지만, 일부 제빵사들은 민노총에 가입해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통노조는 중공업에 비해 파업 강도 등이 세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는 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불법적 행위라는 점은 같고, 여러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만큼 정부가 법과 원칙대로 이를 제지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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