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국내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주요 도시 봉쇄와 물류 차질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단독공장 설립 계획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수익성 제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706억원, 영업이익 1천9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73% 줄어든 수준이다.
회사 측은 지난해 2분기 실적에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분쟁 합의금 등 일회성 수익이 반영됐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늘고, 영업이익은 6.9%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은 악화된 상황이다. 특히 중국에 있는 테슬라 공장이 멈추면서 테슬라용 배터리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1% 감소한 2천589억원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원자재 판가 연동과 판매 확대에 따라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지만,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와 글로벌 물류 대란,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적용 시점 차이로 인해 수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1조7천억원을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에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 계획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투자비가 당초 계획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비가 2조원대 중반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Queen Creek)에 연산 1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미 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용 단독공장을 짓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최근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투자 시점과 규모, 내역 등에 대해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면서 반도체·소재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며 "스타트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이 주요 전기차 스타트업 업체인 루시드와 니콜라 등에 2170배터리((지름 21mm, 높이 80mm)를 공급할 계획이었던 만큼, 공장 건설 재검토는 적절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강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4680배터리(지름 46mm, 높이 80mm) 라인이 내년 말 가동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검토를 통한 테슬라향 4680배터리 전환 역시 검토할 수 있는 옵션"이라며 "따라서 이를 LG에너지솔루션 사업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에서 합작 및 단독공장을 포함해 총 5개의 공장을 신·증설 추진 중이다. 이 중 제너럴보터스(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3분기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반기 저조한 실적을 끝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회복과 테슬라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 지속, 미국 제너럴모터스(GM) 공장 가동 등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알루미늄, 망간, 구리 등 판가 연동 원소재가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추가적인 판가 상승 협상을 통해 중대형 전지 구조적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원통형 주요 고객사는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가 예정돼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된 전기차용 리콜 대응이 상반기 중 일단락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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