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IT 기기 수요 감소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D램 하반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여기에 D램 새 규격인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출시가 지연되며 D램 교체 수요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성적에도 먹구름이 끼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D램 가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2분기보다 3~8% 하락한다고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전 수요 악화로 전체 D램 재고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제품별로는 PC용 D램 가격은 DDR4 기준 3~8% 하락할 전망이다. 1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의 매출 성장에 기여한 서버용 D램도 재고 물량이 7~8주 정도로 다소 높아 가격도 0~5% 하락이 전망됐다.
모바일용 D램 가격도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등의 여파로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의 차세대 서버 CPU '사파이어래피즈' 출시 지연도 D램 업계에 악재다. 사파이어래피즈는 인텔의 DDR5 지원 첫 서버용 CPU로 DDR4에서 DDR5로 전환을 가속화할 제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DDR5는 차세대 메모리 규격으로 DDR4 대비 2배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인텔은 사파이어래피즈를 지난해 3분기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1분기로 늦췄다. 그러나 이마저도 연말에도 양산을 장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우려와 사파이어래피즈 출시 지연으로 인해 D램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며 "3분기와 4분기 D램 고정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4%, 0.9% 하락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같은 업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두 업체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을 높일 방침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60조 클럽'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영업이익을 60조7천억원에서 58조3천억원으로 조정했다. 현대차증권도 최근 전망치를 기존 대비 7.3% 하향한 58조7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7~29일 열리는 반도체(DS)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도 D램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부진 여파를 점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의 지속기간이나 시장의 파급력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의 질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연간 실적 전망치가 내려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기존 전망치인 18조1천541억원에서 14.5% 낮춘 15조5천182억원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은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도 "서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일부 지연된 게 올해 강한 서버 배후 수요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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