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일주일째로 접어들며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계가 물류 차질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업체별로 선제적 원부자재 확보, 대안 수송 전략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이 본격화하며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선재공장과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이 시작된 이후 매일 약 2만 톤(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재고가 쌓이며 적재공간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제품을 도로나 공장 주변에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하루에 선재제품 약 7천500톤, 냉연제품 약 4천500톤 등 약 1만2천 톤의 생산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총파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일 안에 열연, 후판공장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로(용광로) 가동 중단 가능성도 언급된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전날까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 총 1조6천억원 규모의 생산, 출하, 수출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기간 철강은 육상 운송화물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제품 반출이 제한돼 총 45만톤의 출하 자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제품 평균단가인 톤당 155만원 기준으로 6천975억원 규모다.
완성차의 경우, 자동차 부품반입 차질 등으로 인해 이 기간 총 5천400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국내 승용차 평균 판매가격인 1대당 4천759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그 규모는 2천571억원에 달한다.
석유화학도 여수, 대산 등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제품반출이 제한되며 약 5천억원 상당의 제품 출하가 차질을 빚었다.
타이어 업체들도 570억원 규모의 약 64만개 타이어 제품의 출하가 막혔다. 시멘트도 평상시보다 90% 이상 제품 출하가 이뤄지지 않으며 752억원 상당 총 81만톤의 시멘트가 건설현장 등에 공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이번에 파악한 주요 업종 외에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차질이 산업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일주일 동안 발생한 극심한 생산제품 출하 차질로 재고를 적재할 공간이 한계에 다다른 업체들이 발생하고 있어 이번 주부터 생산 차질 피해가 본격화해 피해 규모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일평균 출하량은 파업 전 평균(7만4천 톤)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주로 울산과 여수, 서산 등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밀집해 있는데, 화물연대가 운송거부와 함께 조합원 차량의 산업단지 진·출입을 통제하면서 원재료 반입과 제품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는 "파업에 따른 출하 차질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파업 장기화 시 공장 가동정지 상황이나 재가동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화물연대는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동차업계는 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일일 점검 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TF에는 현대차그룹과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쌍용협동회, 르노코리아협신회 등 부품업계가 참여했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복합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화물연대 관련 물류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경제와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조속하고 원만한 합의와 물류 정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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