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일상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저임금 및 근로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들의 절반(51.8%) 이상은 현재 최저임금(시급 9천160원)이 경영에 많이 부담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최저임금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는 14.8%에 그쳤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에 외식 수요와 여가·문화 생활도 증가하고 있으나, 기대와 달리 자영업자의 절반(53.2%)은 올해 경영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만큼 회복되기 어렵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직원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자영업자의 42.6%가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 1~5% 미만 인상 시 11.2%, 5~10% 미만 인상 시 11.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최저임금이 인상돼도 고용을 포기하거나 해고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14.8%에 불과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자영업자의 응답은 17.6%에 그쳤다. 반면 자영업자의 18.6%는 현재도 이미 판매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1~5% 미만 최저임금 인상 시 19.8%가, 5~10% 미만 인상될 경우 23.4%가 가격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현재 가격 인상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5.9%, 1~5% 미만 인상할 경우에도 25.9%에 이르러 외식 및 숙박 물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이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폐업을 고려하겠냐는 질문에 이미 현재도 한계 상황이라는 답변이 24.0%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이 40.0%나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고 응답했다. 숙박·음식점업(28.4%)은 그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냐는 질문에 69.2%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영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6.4%에 불과했다.
내년 최저임금 적정 수준에 대해서는 동결이 42.8%로 가장 높았다.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13.4% 차지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나홀로 사장의 57.1%도 동결 또는 인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돼야 할 중요한 요인으로는 '기업지불능력(29.6%)'이 꼽혔다. 또 '경제성장률(19.6%)'과 '고용상황(16.6%)'이 그 뒤를 이었다.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될 과제로는 '업종별·지역별 등 차등적용'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자제'가 23.2%, '최저임금 결정 기준 보완'이 19.8%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의 기타 경영 부담 요인으로는 '원재료값 등 물가상승'이 52.0%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연초부터 식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3시간, 월평균 휴무일은 3.8일로 조사됐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사장도 2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숙박·음식점의 경우 근로시간이 10.2시간, 휴무일은 2.8일 수준으로 근로환경이 더욱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최근 5년간은 최저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6배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인상돼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금과 같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영세 자영업자는 한계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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