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검사 출신을 임명하는 행보를 계속하는 것을 놓고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의 기본원리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본인과 일을 해본 검찰 출신 측근만 능력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이다"라고 비판했다.
최근 대통령이 주요 요직(내각 차관급,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에 검찰 출신 인사을 잇따라 기용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복현 부장검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임명하면서 정치권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찰 출신 인사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지적에 "과거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느냐"며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버넌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정부 내 법조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서도 "전례에 비추어 봐도 법률가들이 갈 만한 자리에만 배치했고 필요하다면 또 해야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이 금감원장의 임명과 관련해 "한국경제가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대출규제 완화, 가계부채 제어 등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금융수장 자리를 수사 능력만 갖추고 할 수 있을지 심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까지 13명의 측근 검사가 요직에 임명되면서 사정 인사, 정보, 사회, 경제까지 윤석열 사단이 관리하게 됐다"며 "전문성과 다양성이 결여된 마이웨이 인사는 첨예한 갈등이나 복잡한 국정운영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대통령이 인사를 변호하려 민변을 언급한 것에 대해 "사회단체인 민변과 국가단체인 검찰이 같느냐"고 반문하며 "전 정부가 했으니까 나도 한다고 생각하는 건 일차원적인 접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 논란을 겨냥해 "586과 민변 대신 서울법대 엘리트 검사로 요직을 채운다면 코드인사라는 1차원적 비판을 넘어 철학적 근본 문제까지 야기해 정권의 도덕적 기반을 파고드는 곰팡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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