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일본 시장 선전과 관련, 우리나라와는 달리 5G 초고주파(mmWave) 활용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본 이통사인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 등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주파수 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중대역(Sub-6)과 초고주파 대역의 경우 동일 대역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저주파 대역 역시도 5G에 활용하고 있어 5G 주파수 활용폭이 국내보다 더 넓다.
특히, 일본은 늦은 5G 상용화를 이뤘으나 중대역에 집중하고 있는 우라나라와는 달리 초기부터 중대역과 초고주파 대역 동시 구축을 추진하면서 현재 보다 빠른 5G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브랜드를 통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 2위를 탈환한 데 대해 ▲새롭게 보급된 아이폰13 시리즈와 아이폰SE 등이 5G 초고주파를 지원하지 않아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경쟁 요소 제한 ▲일본 이통사의 5G 주파수 전략과 그에 따른 초고주파 대역 지원 단말의 대대적인 프로모션 ▲3G 종료 등에 따른 저렴한 5G 보급폰의 인기 ▲삼성전자와의 협업을 통한 정합성과 현지화 등에 대한 반사 효과까지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3.5%를 기록하면서 2위를 탈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두자릿수 점유율을 유지했으나 2014년 5.6%, 2017년 3.8%까지 내려 앉으며 시련을 겪었다. 2020년 10.1%로 회복하는가 했으나 지난해 또 다시 9.7%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같은 삼성전자의 성과는 간판 스마트폰인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이전에 세운 기록으로 의미가 크다. 지난 4월말 정식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 역시 2주간 사전판매 실적이 전작 대비 50% 증가해 2분기 점유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오는 8월 공급할 예정인 갤럭시Z 플립4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 5G 초고주파 트레이닝 나선 日 이통사
갤럭시의 반등은 전세계적인 부품 부족으로 불확실한 출하량 탓도 있겠으나 애플 아이폰과는 달리 5G 초고주파 지원에 따른 안드로이드 진영의 수혜를 입은 측면이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애플은 점유율 상승 곡선을 타고 60% 고지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56.8%로 1위 수성에 균열 조짐이 발생했다. 아이폰13 시리즈에 따른 신작 효과를 누리기는 했으나 현재 신규 아이폰SE와 함께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다.
이와 달리 최근 일본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5G 초고주파를 지원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동일한 28GHz 주파수(n257) 대역을 활용한다. 일본 총무성은 27.5~29.5GHz 대역을 5G 용도로 공급했으며, 이를 할당받은 이통사들이 각각 커버리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일본 이통사가 아이폰에 대해 더 후한 프로모션을 고수했으나 최근 초고주파 등에 따른 5G 효과를 확산시키기 위해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가령, 일본 2위 이통사인 KDDI는 5G 중대역과 함께 5G 초고주파 서비스에 대한 유용성을 알리고 있다.
KDDI에 따르면 “초고주파는 직진성이 높고 장애물에 약하다는 특성이 있지만, 주파수 대역을 넓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고속 통신이 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영화 1개를 4G 네트워크에서는 10분 이상 걸렸다고 한다면, 5G(초고주파)에서는 수십초에서 1분 사이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속도로 감동적 체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파는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먼 곳에 도달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지만, 현재 5G 대응(초고주파 지원) 스마트폰은 5G 전파뿐만 아니라 기존 4G와 조합해 이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 자체의 이용 반경이 좁아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최근 일본에서는 5G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른 속도의 5G 초고주파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돌입한 셈이다. 대외적으로도 저, 중, 초고주파 대역에 이르는 미래 지향적 로드맵에 따른 실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이통사의 경우 마케팅부문에서 5G 초고주파수를 홍보하기 위해서 전 영업직 인원에 대한 트레이닝이 활성화되고 있다”라며, “판매 일선에 있는 직원에 대한 사전 교육을 통해 5G 커버리지와 효과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만원대 보급형폰도 ‘5G 초고주파'
일본 시장에서 5G 초고주파 활용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급형 스마트폰 역시 5G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20만원대 스마트폰인 ‘오포 A54’도 5G 중대역뿐만 아니라 5G 초고주파 대역을 지원하는 5G 스마트폰이다. 올해 1월 출시된 30만원대 스마트폰인 샤프 아쿠오스 위시 역시 5G 초고주파를 쓸 수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역시 국내서는 5G 초고주파를 지원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20만원대 5G폰인 ‘갤럭시A32 5G’를 지난 2월에, 60만원대 ‘갤럭시A53 5G’를 지난 5월에 출시했다.
플래그십이 아닌 보급형 5G 스마트폰이 5G 초고주파를 지원하면서 3G 종료에 따른 반사효과까지 누렸다. 일본 2위 이통사인 KDDI가 지난 3월 3G를 종료하면서 대대적인 보상 프로모션을 전개했는데, 이 때 5G 초고주파 보급형 스마트폰이 주로 선택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DDI뿐만 아니라 1위 이통사인 NTT도코모에서도 갤럭시A 시리즈가 처음으로 판매량 10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현지화 전략과 이통사와의 끈끈한 협업 관계를 통한 성과로 풀이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사명을 제외한 ‘갤럭시’ 브랜드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갤럭시 하라주쿠’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KDDI뿐만 아니라 NTT도코모 등과도 5G 기술협력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로 지난 2019년 삼성전자는 KDDI에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과 스프린트 등 사업수주에 성공한 이후 일본 시장까지도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또한 2021년에는 NTT도코모와도 5G 장비 공급 협약을 체결하면서 보폭을 넓혔다.
이에 따라 5G 장비와 5G 단말간 정합성에 따른 유리한 고지를 차지함에 따라 5G 품질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초기부터 5G에 대한 다각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그에 따라 단계적 실용화에 나섬에 따라 5G 특화망 등 주요 산업 확산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소화해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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