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일 국회의원과 당무위원이 함께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고 약 4시간 동안 '선거 3연패'에 빠진 야당의 미래에 대한 난상토론(爛商討論)을 벌였다.
민주당은 회의에서 차기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의원총회·당무위·중앙위를 거쳐 공정하게 구성해 ▲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 ▲ 당 쇄신안 구성 ▲ 8월 전당대회 준비 등을 일임하자는 원칙에 합의했다. 아울러 선거 패배에 대해서는 이재명 의원 등 특정 개인을 향한 책임론보다는 내부 자성론을 우선하자는 의견에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대위의 활동기간은 전당대회 전인 2~3개월 정도로 예상된다며 "전당대회 준비와 함께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 이를 통한 쇄신안 마련 등 여러 요구를 소화하는 '혁신 비대위'로 꾸려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주장한 전당대회 7월 조기 개최 요구는 연석회의 전 있었던 박홍근 원내대표와 중진 간의 간담회에서 수용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비대위는 최소 8월까지는 활동할 예정이다.
신 대변인은 비대위 선임 절차와 관련해 "이번만큼은 의원총회와 당무위, 중앙위 논의를 통해 제대로 선임하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패배 당시 송영길 당 대표가 윤호중 전 비대위원장의 임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면서 당내 비판이 일었던 전례를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차기 지도부 선임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일정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비상대책위원 구성에 관해서는 "선(選)수나 연령,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할 예정"이라며 "박 원내대표가 지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등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차근차근 신속하게 추진하고 당내 중지를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에서 소위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격론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개인에 대한 책임론보다는 공천 절차나 과정에 대해 우리 스스로 돌아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으며 신 대변인도 "연이은 선거 패배와 관련한 원인분석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감정적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자기반성, 당내 반성을 우선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부연했다.
앞서 한병도 의원도 이날 연석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오늘 회의에서 난리가 날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았다"며 "(의원들이 선거 패배에 대해)아주 냉정하게 얘기하고 평가했다. 특정 개인에 대한 평가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일부 의원들이 이 의원 문제를 언급하긴 했지만 다수는 함께 책임지자는 분위기였다"며 "개인적으로도 '이재명 책임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건 당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재명계 정성호 의원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일방적인 한쪽의 주장만 있었다. 한쪽의 이야기만, 같은 입장만 이야기를 하니까 싸울 일이 없다"고 밝히며 회의에서 이 의원을 언급한 일부에게 다소 불만을 표시했다.
오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상황에 대해 우선적으로 당내 모든 구성원의 반성이 있었다"며 참석자들은 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 당 쇄신과 관련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지도부 사퇴에 따라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활동 중인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당무위원과 의원들께서 오늘 이 자리를 찾은 발걸음이 매우 무거우셨으리라 본다. 혁신과 반성이라는 토대 위에 당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책무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며 "국민께서 드신 회초리를 달게 받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성찰하고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연이은 패배로 모두가 숨고르기가 필요한 상황이 아닐까 한다"며 "박 원내대표가 주말 동안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내주 정도에는 비대위 구성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