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에 재계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경제 안보' 협력의 의미를 강조하는 취지에서 경제인들이 대거 초청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정기선 HD 현대 사장 등이 참석했다.
또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GS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6단체장도 함께했다.
당초보다 35분 늦게 시작된 이날 만찬은 1시간 반가량 진행될 예정으로, 양국 화합의 의미로 한미 양국의 와인이 건배주와 만찬주로 사용됐다. 또 메뉴는 ▲향토 진미 5품 냉채를 시작으로 ▲강원 양양 참송이 버섯죽과 침채 ▲해남 배추를 이용한 숭채 만두 ▲최상급 미국산 소갈비 양념구이와 더운 야채 ▲팔도 산채 비빔밥과 두부 완자탕 ▲쌀케이크와 견과류, 과일, 오렌지 젤리 ▲냉매실차 등이 준비됐다.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앉아 있는 헤드 테이블에서 왼쪽, 오른쪽에 마련된 앞쪽 테이블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이는 기업인들의 격을 높이고 기를 살리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식 후 진행된 만찬에서도 대기업 총수들을 헤드 테이블로 따로 불러 건배하면서 민간 주도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도 같은 의도로 해석된다.
재계에선 정부 주도의 굵직한 행사에서 기업인들이 대거 초청된 것을 계기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본격 조성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만찬에서 상호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서로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또 미국 측 경제인들도 대거 참석한 만큼, 이번 정상회담과 만찬을 계기로 한미 기업 간에 반도체 등 핵심분야에서의 기술과 공급망 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맞춰 재계는 대미 투자 보따리도 풀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6조3천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공장은 1천183만㎡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며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한다.
삼성은 이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상태로,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은 신규 공장을 통해 미국의 퀄컴 등 팹리스(설계)들의 첨단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에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첨단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바이오제조, 자율 로봇을 포함한 핵심·신흥 기술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상태"라며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에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들이 대거 초청된 것은 양국 간의 경제안보 협력을 앞으로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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