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LG이노텍이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13'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익을 기록하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에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매출 3조9천517억원, 영업이익 3천671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통상 업계 비수기임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7%, 영업이익은 5.8%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1.0%, 영업이익은 14.6%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결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성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3조8천244억원, 영업이익 3천262억원이다. LG이노텍의 역대 최대 실적은 지난해 4분기로, 당시 매출은 5조7천231억원, 영업이익은 4천298억원을 기록했다.
LG이노텍의 호실적은 애플의 '아이폰13' 판매 호조 영향이 크다. LG이노텍은 현재 애플 아이폰용 카메라 모듈을 주로 만들고 있는 상태로,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X(텐)'에 렌즈가 두 개인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면서 애플의 주요 부품 공급처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LG이노텍 전체 매출 중 애플의 비중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2016년까지 37%였던 애플 비중이 ▲2017년 54% ▲2018년 58% ▲2019년 64% ▲2020년 68% ▲2021년 75%로 꾸준히 확대됐다. 또 LG이노텍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과의 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11조1천924억원으로, 전년 6조4천618억원 대비 73% 늘었다.
애플은 LG이노텍과 대만 폭스콘이 인수한 일본 샤프, 중국 오필름에서 카메라 모듈을 공급 받고 있는 상태로, 2020년까지 '아이폰' 10대 중 5대는 LG이노텍의 모듈이 장착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20년 기준 '아이폰' 카메라 모듈 점유율은 LG이노텍 58%, 샤프 37%, 오필름 5% 수준이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 오필름이 미중갈등으로 애플 공급사에서 제외된 영향 등으로 점유율은 70%를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특정 업체에 대한 쏠림 현상을 방지하고자 한 회사의 최대 공급 점유율을 50~60%대로 맞추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8월 샤프의 대만 카메라 모듈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멈추면서 LG이노텍에 물량이 몰려 공급 점유율이 70%에 다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덕분에 1분기 동안 광학솔루션사업은 LG이노텍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광학솔루션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3조885억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인 계절적 비수기에도 멀티플 카메라모듈, 3D센싱모듈 등 고부가 제품 위주의 고객사 신모델향 공급이 이어진 결과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7% 감소했다.
LG이노텍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기판소재사업과 전장부품사업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기판소재사업은 1분기 동안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 등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을 중심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덕분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천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매출은 3% 감소했다.
전장부품사업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3천1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용 부품을 비롯한 전장부품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과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이끌었다"며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기차 및 자율주행용 부품을 포함한 전장부품 전 제품군의 매출이 증가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LG이노텍은 최근 애플이 지난해 말 출시한 '아이폰13프로' 모델의 2분기 생산량을 늘리기로 하면서 2분기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 450만 대로 예상했던 애플 '아이폰13 프로'의 생산계획은 1천400여만 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봉쇄 정책을 펼치면서 고객사들의 수요와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그러나 시장에선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반기에 신제품 공급이 늘어난다는 점에서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수기의 호실적보다 중요한 것은 신규 제품의 업그레이드"라며 "현재 LG이노텍의 가장 중요한 실적 변수는 고객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아닌 신제품 공급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고객사는 올해 하반기 카메라의 화소 상승(12M → 48M)을 고려하고 있고 공급 단가(ASP) 상승이 전망된다"며 "더 큰 실적 모멘텀은 2023년 하반기"라고 덧붙였다.
또 LG이노텍의 전장부품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LG이노텍은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중심의 개발, 수주 건전성 제고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자율주행의 눈으로 불리는 대표 부품인 카메라·레이더 등을 20곳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이라며 "현재 테슬라에 차량용 카메라를 공급 중인 LG이노텍은 물량 증가와 판가 상승 등으로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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