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재용 부회장이 이제 결단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5일 한남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 앞에서 진행한 연대투쟁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임금협상을 놓고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노조는 이 부회장 자택 앞에서 지난 13일 기자회견과 함께 농성 시위를 시작했고, 이날 또 한번 회견을 열어 사측을 압박했다.
이번 집회에는 삼성전자 노조를 비롯해 삼성화재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울산 노조 등 삼성 계열사의 한국노총 삼성연대체, 민주노총 소속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웰스토리지회 등 삼성그룹 노조가 참여했다. 한국노총 소속 SK하이닉스 노조도 연대했다.
특히 노조는 "사측이 노사협의회와 임금교섭을 중단하고 노조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가리지 않고 모든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 '삼성전자 임금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지원단'으로 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회견에서 삼성전자 노조가 주장한 내용은 기존과 다르지 않았다. 사측의 유급휴가 3일 제안, 2021·2022년도 병합 임금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유급휴일 5일 추가와 회사 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 등 총 7일의 유급휴가를 사측에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원일 전국삼성전자노조 위원장은 "이 부회장이 2년 전 무노조경영 포기를 선언했지만 사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최대가 아니라 최소한을 요구하는데 사측은 비현실적인 제안만 하며 우리를 와해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임금교섭의 핵심인 임금 인상 및 임금체계의 변경에 대해 노조와 논의조차 하지 않고 그저 유급휴가 3일 정도만 받고 교섭을 정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측은 노조 설립 이후에도 노사협의회와만 협의하며 노조의 핵심 권리인 단체교섭권은 박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이며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올 들어서는 경계현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달 25일 노조의 요구사항을 2022년 임금협상과 병합해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이 부회장 자택 앞에서 임금·복지 교섭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사측은 노조에 3일 유급휴가를 추가 제시하며 노사는 14일부터 임금협상을 제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제안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이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임금 체계를 만들도록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