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메모리반도체 중심의 한국 반도체가 중국 내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2019년 대중(對中) 반도체 공급규제 이후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인 대만, 전통 반도체 강자 일본이 약진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미국의 2019년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축인 화웨이, SMIC 상대 반도체 공급규제 이후 대만, 한국, 아세안6(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지역의 중국 반도체 수입시장 점유율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25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8년 대비 지난해 대만의 점유율은 4.4%p 일본의 점유율은 1.8%p 각각 늘어난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5.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4월부터 2020년 9월 네 차례에 걸쳐 중국 화웨이, SMIC를 상대로 미국의 반도체 소프트웨어·장비를 활용해 생산된 반도체의 공급을 규제했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공급규제 개시 직전년도인 2018년 대비 37.2% 늘어난 가운데, 대(對)대만, 대(對) 일본 반도체 수입은 각각 57.4%, 34.8% 증가했다.
중국의 대(對) 대만 반도체 수입이 증가한 것은 미국 제재로 중국 토종기업과 중국 내 외국인 투자기업이 함께 미국 반도체 구매가 막히면서 대만산 반도체 칩 수입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의 대(對)한국 반도체 수입은 6.5%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의 규제에 따른 화웨이의 한국산 메모리 구매 중단,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 중국의 한국산 메모리 수입이 2018년 대비 13.7%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의 한국으로부터의 가전제품 핵심 비메모리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 기타 반도체 수입은 각각 69.3%, 67.7% 늘었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4천686억 달러로 원유 수입 2천550억 달러의 약 1.8배이고, 2020년 세계 반도체 수요 중 중국의 비중은 생산국가 소재지 기준 60%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반도체는 중요하다.
중국은 2015년 반도체굴기를 천명하고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 달성(2025년 70% 달성)을 진행했지만 2020년 실제 반도체 자급률은 15.8%에 그쳤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내 생산 반도체 집적회로(IC)의 대부분을 중국 진출 해외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 현지 기업 비중은 36.5%에 불과했다.
그러나 중국의 2021년 반도체산업(반도체 집적회로 기준)은 2018년 대비 매출액은 61.0%, 생산량은 94.0%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5월 출범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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