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 10곳 중 7곳이 안전 관련 예산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4곳은 안전 인력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367개사(상시근로자 50인 이상)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안전관리 실태 및 중처법 개정 인식조사 결과'를 19일 밝혔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관심도 변화에 대해 응답 기업의 69.0%는 '매우 높아졌다'고 답했다.
법 제정 전과 비교해 안전 관련 예산의 변화는 70.6%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규모별로는 대기업(1천인 이상) 83.8%, 중견기업(300~999인) 78.3%, 중소기업(50~299인) 67.0%가 예산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결과는 중대재해법을 준수하는 데 인력과 예산이 추가로 발생함에 따라 규모와 관계없이 기업들의 안전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법 제정 전과 비교해 예산의 증가 규모는 응답 기업의 절반인 52.0%가 '50~200%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규모별로는 대기업(1천인 이상)은 '200% 이상', 중견기업(300~999인)은 '50~100% 미만', 중소기업(50~299인)은 '25% 미만' 응답이 가장 많았다.
증가한 예산의 투자항목은 45.9%가 '위험시설·장비 개선·보수 및 보호구 구입 비용 확대', 40.5%가 '안전보건 전담조직 설치 및 인력확충'이라고 답했다.
중대재해법 제정 전과 비교해 예산 변화가 없는 이유는 44.4%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재정적 한계', 31.5%는 '안전관리가 충분히 잘되고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법 제정 전과 비교해 안전 관련 인력의 변화는 41.7%가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중소기업(50~299)보다 중견기업(300~999인) 및 대기업(1천인 이상)의 인력 증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중소기업(50~299인)은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안전 예산이 충분치 못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은 대기업(1천인 이상)에 비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가한 인력은 전체 평균 2.8명이였으며 규모별로는 대기업(1천인 이상) 6.9명, 중견기업(300~999인) 2.3명, 중소기업(50~299인) 1.8명으로 대기업의 인력 증가 규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컸다.
안전 관련 인력 채용·운용 시 애로사항은 58.3%가 '안전관리 인력 수요 증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 심화', 47.1%가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의 안전자격자 공급 부족'이라고 답했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50~299인) '인건비 부담 심화' 66.3%, 중견기업(300~999인) '안전자격자 공급 부족' 50.0%, 대기업(1천인 이상) '현장에서 필요한 수준의 안전관리 역량 부족' 51.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중대재해법 개정 필요성에 기업 10곳 중 8곳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는 '법률이 모호하고 불명확해 현장 혼란만 가중'(66.8%), '기업과 경영자가 노력해도 사고는 발생할 수 밖에 없어서'(54.7%) 순으로 응답했다.
바람직한 개정 방향에 94.0%가 '경영책임자(원청)의 의무내용 및 책임범위 구체화', 47.0%가 '면책규정 마련', '근로자에 대한 의무 및 책임 부과'라고 응답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중대재해법 제정으로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이 제고되고 안전투자를 늘린 기업이 많아지는 등 경영자들이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많이 애쓰고 있다"면서도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기업의 경영자가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과도한 처벌수위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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