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로 지목된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가 특정 기업의 사외이사로 오랜 기간 활동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해당 기업들이 어딘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 장관 후보자는 일본계 기업 티씨케이(TCK)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3개 기업에서 사외이사로 13년간 활동하면서 8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에선 이 후보자가 지난달 1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로 선임된 지 엿새 만인 지난달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상태다.
이 후보자는 TCK에서도 지난 2009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5년 동안 사외이사를 맡았다. TCK는 이 후보자의 재직 기간 동안 사외이사에게 1인당 평균 1천893만~2천4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TCK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백운규 전 장관이 후보자 시절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백 전 장관도 사외이사 재직 사실이 확인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TCK는 일본 전범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TCK는 1996년 일본 도카이카본과 국내업체 케이씨텍이 합작으로 설립한 회사로, 도카이카본은 일제 강점기 전쟁물품을 납품해 2012년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위원회가 발표한 299개 전범 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이 후보자는 TCK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던 2012년 3월부터는 SK하이닉스 사외이사도 겸직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2018년 3월까지 6년간 재직했다. 이 기간 동안 SK하이닉스가 사외이사에 지급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5천300만~7천800만원이다.
SK하이닉스에선 이 후보자가 감사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후보자가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던 지난 2015년 SK하이닉스가 최순실 씨의 주도로 만들어진 '미르재단'에 총 68억원을 출연한 사실이 있어서다.
감사위원회는 사전에 자금 불법 출연을 방지할 의무는 물론, 회사에 손실을 끼친 사건에 대해 사후적으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당시 조사요청이나 조치를 요구하지 않았다. 또 감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선 이 후보자가 13년간 근무한 3개 기업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을 따졌을 때 약 8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사외이사를 오래 역임해 온 만큼 업계 사정에는 밝을 수 있으나, 산업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선 이해가 상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외이사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다 퇴임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미 다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청문회 때 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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