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먹거리인 자동차 내 전기장치(전장)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전장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준비에 힘을 실으면서도 시장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접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편입된 종속회사의 50%를 정리하는 대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 100개가 넘는 종속회사를 함께 편입했지만 이중 절반 가량을 합병하거나 청산했다.
지난 2020년 하만 커넥티드 서비스 법인을 정리했고, 지난해엔 디지털 믹싱 시스템 기업 스튜더를 팔았다. 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장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디지털 콕핏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전장 부품으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독일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Apostera)'를 인수했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하만은 아포스테라의 AR 솔루션을 하만의 디지털 콕핏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주력 전장 사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사업 개편에 나섰다. 지난해 차량용 운용체제(OS) 사업을 위해 룩소프트와 설립한 알루토를 1년 만에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역을 정리하고 전장(VS)사업본부와 미래차 구동장치(엘지마그나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ZKW) 등 삼각편대에 주력키로 했다. 올해 VS사업본부 설비 투자액도 6천88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0% 늘릴 계획이다.
두 회사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건 전장 시장 잠재력이 크지만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투자만 단행할 수 없다는 얘기다.
코트라에 따르면 전기차 부품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222억 달러(약 26조원)에서 2025년 약 1천574억 달러(약 186조원)로 연평균 29.4%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30% 수준인 전기차의 전장부품 비중은 향후 최대 7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장 시장에 코로나19 장기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많다.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난에 생산에 차질을 빚고, 전장 제품을 보수적으로 구매하면서 전장 업체들이 실적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올해 실적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만은 지난해 영업이익 6천억원을 달성했지만 삼성에 인수 되기 이전인 2016년 영업이익(6천800억원)을 넘지 못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9천329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 실적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 여부 및 경제활동의 정상화 속도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글로벌 경기침체를 비롯한 부정적인 요인으로 하만 경영실적 악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전장 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흑자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공급난으로 완성차 업체가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 재료비가 인상돼 원가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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