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물적분할한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기업공개(IPO) 시점을 2025년 이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질의응답을 통해 "가까운 시일 내에 SK온의 IPO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IPO를 한다면 2025년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IPO를 하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설비 생산능력(CAPA)은 40GWh(기가와트시)로, 올해 말 77GWh, 2025년 220GWh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주 물량은 설비 증설을 통해 실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3~5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가 매출, 설비의 안정적 운영, 수익성 제고를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점은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SK온은 배터리 시설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도 유치 중이다.
김 부회장은 "설비 증설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원이 필요하다"며 "영업으로 창출한 수익을 기반으로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투자와 수익 창출 사이) 시간차가 있어 프리IPO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프리IPO 규모에 대해서는 "협상 중인 사안으로 금액을 정확히 공개하기 어렵지만, 그간 알려진 숫자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상반기 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이 기업공개 전 지분 10%에 대한 프리IPO를 추진해 총 3조~5조원을 조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김 부회장은 이와 함께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사(JV) 설립, 정부 보조금 확보, 재무적 투자자(SI)·전략적 투자자(FI) 등을 통해 향후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대해서는 "니켈이나 코발트, 망간은 가격 변동분이 배터리 판가에 반영되는 구조로 계약돼 있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며 "문제는 동박, 알루미늄, 전해액 등 비연동 소재들의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격 비연동 소재를 배터리 판가에 연동하는 방안을 완성차 업체들과 논의 중"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니켈과 코발트 등 광산에 대한 직접투자도 고민하고 있고, 특히 니켈을 유심히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신사업 진출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무탄소, 저탄소 에너지원에 대한 개발·진출·활용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사업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고민을 같이 하면서 구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태원 회장은 앞서 지난 18일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을 방문해 "에너지와 환경을 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지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회장이 언급한 무탄소·저탄소 에너지원 사업은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환경적 관점에서의 포트폴리오 구상이 진행 중으로, 몇 가지 사업은 정리가 되면 이사회 결의 이후 시장에 공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리가 되면 정식으로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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