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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공들인 로봇 사업, 성과는 언제쯤?


로보스타 등 회장 취임 첫 해 기업들, 수익성 '뚝'…로보메디, 작년 12월 청산 종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인수한 산업용 로봇기업인 '로보스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인수 직후부터 최근까지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800억원을 투자해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LG전자는 그 해 로보스타 외에도 ▲보사노바로보틱스 300만 달러 ▲SG로보틱스(현 엔젤로보틱스) 30억원 ▲아크릴 10억원 ▲로보티즈 90억원 등 로봇 제조 관련 업체 인수에 960억원을 썼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800억원을 투자해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LG전자는 지난 2018년 7월 800억원을 투자해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사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사진=장유미 기자]

LG전자가 이처럼 로봇 사업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이 이끄는 희성그룹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희성그룹이 로보스타 지분을 사들이고 30억원대 차익을 본 전례가 있어서다.

앞서 구본능 회장이 최대주주인 희성전자는 2004년 4억7천200만원을 들여 로보스타 지분 6.7%(8천 주)를 매입했다. 해당 지분은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등으로 7년 만에 무려 45배(36만 주) 불어났다. 이후 2011년 10월 코스닥에 입성하자 희성전자는 지분 전량을 처분해 최대 32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G전자의 로봇 사업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엔젤로보틱스는 2020년 18억9천만원을 기록했던 적자가 지난해 45억5천만원으로 늘었다. 로보티즈는 2020년 17억원, 지난해 9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3년 만에 투자금을 모두 잃었다.

가장 공들이고 있는 로보스타도 마찬가지다. 2017년까지만 해도 설립 후 최초로 매출이 2천억원을 돌파했지만, LG전자에 인수된 첫 해 매출은 ▲2018년 1천932억원 ▲2019년 1천772억원 ▲2020년 1천302억원으로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은 소폭 상승한 1천424억원을 기록했다. LG에 공급하는 물량을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인수 전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 지난 2020년 기준 LG향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7.5%였다.

인수된 첫 해 22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도 이듬해엔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영업손실 113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2억2천만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판매관리비 감소와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자회사 로보메디 청산 등의 영향이 컸다.

로보메디는 로보스타의 100%로 자회사로, 지난해 8월 말 청산 작업에 착수한 후 같은 해 12월 청산 종결돼 LG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전동 휠체어 사업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로봇 등과 관련해 LG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수익성 악화에 발목이 잡힌 것이 청산되는데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로보메디는 2018년 6억원, 2019년 11억1천만원, 2020년 15억5천600만원, 2021년(3분기 누적) 9억원 가량 꾸준히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용이 바닥난 데다 자금력 부족으로 인해 모회사인 로보스타에 43억원도 빌렸지만 갚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로보메디의 부진으로 모회사인 로보스타가 수익성 부담이 상당히 커진 상태였다"며 "로보메디 청산 덕분에 앞으로 로보스타의 경영 효율성은 높아질 듯 하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로보메디의 주요 사업인 AGV(물률봇) 등은 로보스타로 이관해 지속 제작생산 중"이라며 "배송로봇 등 제품군 역시 LG전자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경영권을 인수한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가 경영권을 인수한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공장 내부 전경 [사진=LG전자]

이처럼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나섰던 LG의 로봇 투자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선 로봇 시장 자체가 예상보다 크게 성장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77억 달러(약 33조원)로, 전기차 시장(2천89억 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로봇 분야를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고 과감한 투자를 했던 것은 구광모 회장의 결단 때문이었다"며 "관련 기업들의 성적은 기대 이하지만 LG 측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실적 반등을 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호텔, 병원, F&B(Food and Beverage, 식음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자사만의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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