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마켓컬리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이달 제출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증시 상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마켓컬리가 기존에 책정된 기업 가치 4조원을 넘긴 금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향후 사업 발전 가능성이 부각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이달 말 결산실적 오픈 시점에 맞춰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공동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과 기업 가치 산정, 수요예측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기업 가치 4조원을 인정받으며 2천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에 컬리가 기존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5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다.
현재 상황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마켓컬리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1조5천61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물류·인력 투자가 이뤄지며 영업적자가 2천17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7% 늘었지만 회사 측은 그리 문제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거래액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액은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를 책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대부분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구조인 마켓컬리의 거래액은 지난해 전년 동기대비 65% 증가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증가율로만 보면 쿠팡(57%), 쓱닷컴(22%)보다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21%)보다 3배 이상을 기록했다. 거래액 규모로 쿠팡(34조원)·쓱닷컴(5조7천172억원)과 격차가 있지만 경쟁사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매출액비율(PSR), PBR(주가순자산비율), 또 인수합병(M&A) 과정에서는 EV/EVBITDA(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 등이 주로 활용된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에서는 주가매출액비율(PSR)이 활용됐다. PSR는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으로, 매출 성장세가 중요한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하는 경우 사용된다.
PSR로 기업 가치 평가 시 직매입 비중이 높다면 GMV(총 거래액)가 곧 기업의 이익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이를 쿠팡 상장시 적용된 멀티플 2.7배로 적용하면 컬리의 기업가치는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컬리의 기업 가치가 4조원 이하로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쿠팡의 경우 미국 증시에서 기업 가치가 책정됐고 컬리는 한국 증시 상장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유니콘 기업이 많은 미국은 국내와는 증시 분위기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또한 컬리의 사업포트폴리오에 식품 비중이 높다는 것도 쿠팡과 다른 부분이다. 식품 특성상 제·상품 폐기율이 높기 때문에 비식품이 주력인 쿠팡의 GMV 멀티플을 그대로 적용받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컬리는 신선식품을 기반으로 한 새벽배송이 많고 등록돼 있는 상품수의 70% 가량은 식품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상장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달 결산실적 오픈 시점에 맞춰 상장예비심사청구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고 거래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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